문화 현안의 새로운 담론 생산을 기치로 2월 문을 연 문지문화원 사이(www.saii.or.kr)가 우리시대의 석학을 초청, 연속강연을 펼친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문지문화원에서 열리는 이 시리즈 강연은 ‘지성의 향연’이라는 제목에 맞게 민속학, 종교학, 미술사 등 각 분야에서 한국 근대 학문의 토대를 일군 거장들의 학문세계를 깊이 있게 음미할 좋은 기회다.
첫번째 시리즈는 25일부터 8월31일까지 석학 8명의 강연으로 진행된다. 동양철학 분야 원로인 김충렬 고려대 명예교수의 ‘동양사상총론’(25~29일) 강의로 문을 열고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근대문학)의 ‘한국 근대문학연습’,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민속학)의 ‘한국문화맥락 속의 신화’,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물리학)의 ‘생명의 자기 이해’,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러시아지성사)의 ‘지식인과 역사의식 : 러시아사를 중심으로’, 정진홍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종교학)의 ‘경험과 기억’, 강우방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한국미술사)의 ‘영기문(靈氣文)으로 풀어보는 한국 미술의 역사’,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총장(한국음악사)의 ‘음악이란 무엇인가’ 순으로 이어진다.
각 강의는 일주일간 진행되는데 3, 4차례의 특강 이후 이들이 동료학자 혹은 후학과 하는 대담으로 마무리된다. 석학들의 육성이 영구보존되는 것도 특징이다. 사이와 함께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다음세대재단의 음성저장물기록소인 ‘소리아카이브’에 이들의 강연이 보존돼 인터넷에서 무료 제공되며 책으로도 나온다.
이들 석학은 그 동안 여러 차례 강연을 했지만 1, 2회의 단발성에 그쳐 후학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들의 학문적 족적을 따라갈 수 있도록 충분한 강연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리즈는 의미가 있다.
주일우 사이 기획실장은 “근대학문을 도입한 지 100년, 근대학문을 우리 힘으로 일군 지 반세기가 넘었다는 점을 감안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학문 개척의 길을 먼저 걸어간 원로들의 가르침을 통해 기존의 학문적 성과를 진단하고 새로운 학문적 성취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차 시리즈는 9월께 시작하며 내년 중순까지 50명 가량의 석학을 초청해 연속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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