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모(40)씨는 지난해 12월 스키를 타다 정강이 뼈가 부러져 3개월 간 병원 신세를 졌다. 뜻밖의 사고로 생업에 지장을 받게 됐지만 다행히 신용카드사의 신용보장서비스에 가입해 둔 덕에 부상 직전까지 썼던 카드 사용대금 1,800만원을 면제받았다. 신씨는 “여전히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카드대금 면제로 큰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다니던 회사에서 갑자기 권고사직을 당한 성모(35)씨 역시 신용보장서비스 덕분에 현재 8개월째 카드 결제대금 500만원을 이자없이 유예받고 있다. 성씨는 “유예기간이 최장 1년이니 그 안에 재취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면 치료비 등 부담뿐 아니라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많은 사람이라면 카드사들의 신용보장서비스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적은 금액으로 큰 불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신용보장서비스(DSDC)는 매달 일정금액을 내면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카드 대금을 내지 못하게 됐을 때 보험금으로 대금을 대신 변제하거나 대금납부를 유예받는 서비스이다. 일종의 신용보험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이 서비스가 보험사의 고유업무와 겹친다는 논란으로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보험업법상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림에 따라 카드사들이 속속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신용보장서비스를 제공중인 카드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다. 삼성카드의 ‘S 크레디트 케어’(S-Credit Care) 서비스는 평소 매달 청구금액이 확정되는 시점에 카드이용대금의 0.26~0.53%를 내면 불의의 사고나 질병, 사망, 장기입원(2~6개월)을 하게 됐을 때 최고 5,000만원까지 카드이용액이 면제되며 단기입원이나 실직, 자연재해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최장 12개월까지 이자없이 카드대금 결제가 연기된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6월부터 카드 회원이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카드 대금이나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이를 대신 갚아주는 ‘크레디트 세이프(Credit Safe)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제휴해 회원이 사망하거나 질병, 상해로 영구 후유장애를 입게 되면 카드대금을 최고 5,000만원까지 대신 갚아준다. 매달 내는 보험료는 해당월 카드대금 청구금액의 0.486% 수준. 결제대상 금액이 100만원이면 4,860원이 보험료인 셈이다.
현대카드는 또 올 1월부터 LIG손해보험과 제휴해 카드대금의 대신결제 뿐 아니라 별도의 보험금도 지급하는 ‘크레디트 쉴드(Credit Shield)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5,000만원까지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주는 점은 크레디트 세이프 보험과 비슷하지만 상해로 사망하거나 후유장해가 발생하면 1억~3억원을 10년 동안 나눠서 보험금으로 지급받는 점이 다르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다른 카드사들도 금감원의 유권해석에 따라 조만간 신용정보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2005년 매달 카드 이용액의 0.1%를 내면 사망이나 1급 장해시 최대 5,000만원 한도에서 카드대금을 전액 갚아주는 신용보장서비스를 내놓았다가 여러 사정으로 중단한 바 있다.
할부금융사인 현대캐피탈도 최근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 중 미리 신청한 고객에 한해 고객의 추가부담 없이 상해 사고로 사망 또는 50% 이상 고도 후유장애 판정을 받을 경우 남은 대출금 전액을 면제해 주는 ‘대출금 상환 면제제도’를 도입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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