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로 인천종점에서 남쪽으로 15분쯤 해안가를 따라 차로 달리면 송도국제도시가 한 눈에 펼쳐진다. 곳곳에서 타워크레인이 높이 치솟아 있고, 귀를 찌르는 굴삭기의 굉음이 쉴새 없이 들려온다.
바닷가쪽에는 매립 공사를 위해 흙을 실어 나르는 대형 덤프 트럭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중심부에는 첨단업체와 연구시설 등 35개가 입주한 21개 층의 갯벌타워가 우뚝 서 있다. 곳곳에 고층 아파트와 건물을 세우는 작업으로 분주하다.
국제 비즈니스 도시를 꿈꾸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 일대는 1990년 중반까지만 해도 바람부는 벌판과 염전이 주류를 이룬 황량한 벌판이었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 8월 영종, 청라지구 등과 함께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동북아 중심도시를 목표로 힘차게 순항하고 있다.
●여의도 18배 규모의 첨단과학도시
바다를 메워 조성되는 송도국제도시는 여의도 면적 18배에 달하는 1,611만평 규모로, 총 11개 공구로 나눠져 2020년까지 개발사업이 진행된다. 5월말 현재 1~4공구 385만평은 매립이 끝났고, 5ㆍ7공구 198만평은 올해 말에, 6ㆍ8공구 192만평은 2010년까지 매립이 완료 된다. 나머지 9공구(96만평), 10공구(200만평), 11공구(317만평)는 매립 공사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사업 1단계 주요 사업부지는 ▦국제업무단지(173만평) ▦지식정보산업단지(80만평) ▦첨단바이오단지(8만8,000평) ▦정보기술(IT)클러스터(170만평) ▦국제학술연구단지(71만평) ▦인천신항(82만평) 등이다.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2만2,600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서 인구 25만2,000여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로 탄생한다. 지금까지 공급된 물량은 1만여 가구에 달한다.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국제업무단지
송도국제도시의 중심 축이자 핵심은 1~3공구에 개발되고 있는 국제업무단지다. 미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합작해 만든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개발사업자로 2014년까지 모두 24조 억원을 투자한다.
이 곳에는 국제컨벤션센터, 국제학교,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주상복합 건물과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
국제업무지구 중심부에 2월 착공한 65층 규모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업무지구를 상징하게 될 초고층 빌딩이다. 1층부터 33층까지는 다국적 기업 및 금융기관 등이 입주하고, 34~64층에는 호텔과 쇼핑몰 등이 2009년까지 들어선다.
내년 4월 준공될 국제컨벤션센터(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1만6,000평)도 공정률 40%를 넘기면서 화려한 외관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는 64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더 ??퍼스트월드’ 건물 4개 동이 건설되고 있다.
인근에는 초ㆍ중ㆍ고교 과정의 국제학교 공사가 한창이다. 2만1,000평 부지에 지하1층 지상4층으로 건립될 이 학교는 2,000여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2008년 9월 개교한다.
국제업무단지 한 복판에 조성중인 12만평의 중앙공원은 선진형 녹지공간과 개방공간을 통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09년 9월 개장할 18홀 규모의 잭 니클로스 골프장은 친환경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려 설계 됐다. 600개 병상의 국제병원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5ㆍ7공구에는 국내외 대학들도 대거 입주한다. 연세대가 미국UC버클리 대학과 공동으로 새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고, 인천대 가천의대 인하대 등이 송도국제도시로 캠퍼스를 이전할 계획이다.
6ㆍ8공구에는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0층 규모의 인천타워가 2012년까지 지어질 전망이다. 북쪽 끝자락에는 인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 공사 현장이 웅자한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 12.3㎞로 세계에서 6번째로 긴 이 교량이 2009년 10월 완공되면 공항까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
포스코건설 이문표 전무는 “송도국제도시는 공항, 항만에 인접하는 등 주변 인프라 시설이 뛰어나다”며 “중국 푸동이나 싱가포르를 능가할 국제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규제 철폐 및 투자 메리트 확대 해야
하지만 성공적 첨단과학도시 개발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각종 규제로 외자 유치가 부진, 기업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8월 송도, 영종, 청라 등 3곳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지금까지 외형상 투자유치 실적은 30여건 368억2,000만 달러에 달하지만 실질 투자 건수는 2건에 불과하다.
더욱이 외국 자본은 들어 오지 않으면서도 먼저 공급된 아파트 가격이 급등, 부동산 투기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 20조원이 넘는 송뎠뮐┻돕?개발 사업비의 세부적 조달 방안도 마련되지 않는 점과 경제특구 관할을 둘러싼 인천시와 중앙 부처간 힘겨루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물류연구회 이호영(69) 회장은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특구는 토지이용 개발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외자 유치를 위해 법적, 제도적 규제를 완화하고 조세 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