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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청각 장애' 극복하고 첫 우승한 이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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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청각 장애' 극복하고 첫 우승한 이승만

입력
2007.06.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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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가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더 많아요.”

아시아프로골프 정상에 우뚝 솟은 이승만(27). 상대방의 동작을 보고 의미를 알아차리는 ‘청각 장애 골퍼’.

지난 10일(한국시간) 태국 코사무이의 산티부리 코사무이골프장(파71)에서 열린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방콕 에어웨이스오픈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막생 프라야드(태국)를 3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던 순간에도 그는 갤러리들의 환호하는 모습을 본 뒤에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2000년 프로 전향 이후 첫 우승.

이승만은 통산 첫 승을 차지한 뒤 입국하자 마자 바쁜 시간 속에 11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냐’는 조심스런 물음에 옆에 있던 이승만의 형 승주(30)씨는 입술 모양으로 의미를 파악할 뿐 전혀 알아 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형이 ‘통역’으로 나섰다. 그런 만큼 인터뷰는 어렵게 진행됐다. 기자가 질문을 하자 이승만은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하는 표정이었고, 승주씨는 아주 느린 발음으로 천천히 다시 설명했다. 그리고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이승만이 입으로, 또는 수화로 몸짓을 했지만 제3자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 내용을 형은 어렵게 잘도 풀이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플레이 때도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들었다. 답변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6월 ‘천재 골프 소녀’ 미셸 위(18)가 성대결로 출전한 SK텔레콤오픈 3라운드. 이승만은 미셸 위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셸 위 조에는 수천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많은 갤러리들이 모인 만큼 웅성 웅성댔고 다른 선수들은 갤러리 수에 기가 죽었다. 그러나 ‘청각 장애 골퍼’ 이승만은 달랐다. 갤러리들의 탄성이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잡음과 환성이 들리지 않았기에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단다.

그리고 미국PGA투어 2부투어 생활을 하던 20001년 길거리에서 고급 승용차가 있어 호기심에 안을 살펴보다가 지나가던 경찰에 잡혀 절도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말을 할 수가 없어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어 몇시간 동안 유치장에 갇혀 있어야 했다.

프로데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한 이승만은 그동안 부모님께 모든 공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정신적인 지주였던 최경주 프로에게 감사를 잊지 않으며 첫 우승 상금으로 좋은 선물을 해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20십대 후반의 나이인 이승만. ‘여자친구가 있느냐가’ 물었다. 이승만이 생각보다 눈이 높다는 게 형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단다. 이상형은 톱스타 이영애. “예쁘고 착할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영애를 누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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