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F1)’에서 사상 최초로 흑인 우승자가 나왔다.
올시즌 F1에 데뷔한 영국의 루이스 해밀턴(22·맥라렌-매르세데스)이 그 주인공. 해밀턴은 11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시즌 6번째 캐나다 그랑프리(GP) 대회에서 1시간44분11초292로 2위인 닉 하이드펠트(독일)를 4.3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해밀턴은 올시즌 F1 그랑프리 종합 성적에서도 48점을 획득, 페르난도 알론소(40점·스페인)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해밀턴은 F1 데뷔 첫해 6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더불어 4대 스포츠로 꼽히는 F1은 그 동안 흑인이 넘지 못할 높은 벽이었다.
F1은 한 대에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들의 스피드 경연장으로 유럽에선 흑인이 즐길 수 없는 고급 스포츠로 인식됐다. 하지만 해밀턴은 이러한 관념을 깨고 지난 해 11월 흑인 최초로 27명 밖에 되지 않는 F1의 정규 선수에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해밀턴은 1950년대 카리브해의 그레나다섬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이민 3세. 그의 이름 ‘루이스’도 올림픽 최고의 흑인 육상스타 칼 루이스에서 나왔다. 해밀턴의 이번 우승은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여자테니스의 윌리엄스 자매처럼 기존 백인 중심의 스포츠에 당당히 도전해 정상을 정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밀턴은 2006년 2부 리그 격인 ‘GP2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했고 지난 3월 F1의 첫 레이스인 호주GP에서 3위에 입상해 돌풍을 예고했다.
총 17개 대회로 진행되는 2007 시즌 6라운드까지 해밀턴은 모두 3위 이내에 입상하는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검은 피부색에 수려한 외모를 지녀 ‘F1의 타이거 우즈’라고 불리는 해밀턴은 지난 해 은퇴한 ‘자동차 경주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의 계보를 잇는 대형 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김두용 인턴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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