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년간의 일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2,000안타 기록을 세운 양준혁(38·삼성)은 감회에 찬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 동안 이승엽(요미우리)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양준혁이 이날만큼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이름 석자 앞에 ‘한국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양준혁이지만 지난 14년간 남 모를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2002년엔 2할7푼6리에 그치며 10년 연속 3할에 실패, ‘한물 갔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또 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 문제로 영구제명 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99년 해태(KIA 전신)로 트레이드 된 적도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0안타의 비결은.
“부상을 당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고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다. 부상을 안 당하는 것도 실력이라 생각한다.”
-치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프로에서 14년간 야구를 해왔지만 힘들었던 때가 참 많았다. 선수협 때문에 영구제명 됐던 것, 해태로의 트레이드 때 견디기 어려웠다. 2,000안타를 치는 순간 이런 것들이 머리 속에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앞으로 목표는.
“2,500개가 목표다. 어렵겠지만 3,4년 더 선수생활 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500개의 고지를 넘는다면 그때는 한계라고 생각하는 3,000개에 도전하고 싶다.”
-항상 2인자로서 서러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2인자였고 그 서러움은 본인 아니면 잘 모른다. (이)승엽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찬스를 많이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팀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김두용 인턴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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