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일 충칭(重慶) 직할시와 쓰촨(四川)성의 청뚜(成都)을 국가급 개발구로 지정, 중국 차세대 동력 거점인 새로운 경제특구 창설 논의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국가 발전개혁위원회는 충칭과 청뚜 두 도시를 ‘전국 통주성향 종합배투 개혁시험구’(全國 統籌城鄕 綜合配套改革試驗區)라는 긴 이름의 특구로 지정했다.
긴 명칭을 쉽게 풀이하면 통합 도농(都農) 개혁경제 특구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중국 중앙정부가 국가의 재원을 총동원해 투입하는 톈진(天津) 빈하이(濱海) 특구의 정식 명칭이 국가 종합배투 개혁시험구(國家 綜合配套 改革試驗區)라는 점에서 두 도시의 이번 지정은 빈하이 특구에 버금가는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두 도시를 성향(城鄕) 특구로 지정하면서 전면적인 체제 개혁을 진행하고, 종합적인 도농복합 사회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개발 전략을 밝혔다.
이는 종전의 빈하이 등 특구가 외자 유치와 재원 투입을 통한 경제 거점으로 육성된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지역 균형 발전 및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복합지역의 발전 전략이라는 사회적 색채가 더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발전개혁위원회는 충칭와 청두 개발구의 중점 사업으로 ▦농촌 잉여 노동력의 도시 이전 ▦농민공 취업 문제 ▦농민사회보장 수준 제고 등을 꼽은 뒤 농촌 인구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 있는 호구(戶口)제도의 개혁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충칭 청뚜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 도농 연계 발전을 실현하고 도농 발전의 제도적 장애를 제거하는 시범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서부 대개발 사업의 전초기지인 두 도시의 성장은 서부대개발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두 도시는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빈하이 특구처럼 상당한 개혁 자율권을 행사, 지역 기업에게 성장의 계기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두 도시의 지정이 갖는 보다 더 큰 의미는 1980년대의 선전, 90년대의 푸동, 2000년대의 빈하이 특구를 뒤이어 2010년부터 10년간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게 될 신특구(新特區) 지정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난팡저우모(南方週末)은 국가급 신특구를 위해 랴오닝(遼寧)성의 선베이(瀋北)신구, 광시(廣西)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개발구, 후난(湖南)성 장주탄(長株潭) 지구,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쓰촨(四川)성 등이 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차세대 지도자들이 현직에 있는 곳이어서 국가급 신특구를 향한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랴오닝의 경우 5세대 선두주자인 리커창(李克强) 랴오닝 당서기가 밀고 있으며, 후난(湖南)성에는 후진타오(湖錦濤) 주석의 측근인 저우창(周强) 성장이 뛰고 있다.
관측통들은 청뚜와 충칭의 성향 특구 지정 이후 상당한 실적으로 이뤄낼 경우 국가급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을 언급, 이 지역이 신특구 지정에 한발 더 다가섰음을 시사했다.
다른 관측통들은 개발이 낙후한 후난성 등 중부지역의 거점 지역이 신특구로 발탁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까지 대세는 동남부 연안보다는 내륙 지역이 신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