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기자실도 없어지나요? 없어지면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 질 텐데 어떡하죠?”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관계자가 최근 노무현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움직임에 대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미국대사관의 경우 언론에 보도자료를 돌리거나 접촉이 필요할 때 외교부 기자실에 연락한다. 외교부 공보과의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기자들과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자실이 없어지면? 우선 담당기자들 명단을 직접 업데이트해야 하고, 현안이 있을 때 일일이 연락해야 한다. 여간 불편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시키지만 독립적인 자체 브리핑실을 외부 가까운 곳에 둬 기자들과의 접촉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국방부 등 일부 부처의 계획을 선호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자국에 기자실 제도가 없는 유럽 국가들이나 언론의 관심을 크게 받지 않는 쪽은 기자실 통폐합에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다.
주한 영국대사관 공보관계자는 “미국이야 외교부와 걸린 일이 많고 기자들 관심이 많아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대사관 담당기자를 대상으로 따로 관리하고 그들에게 연락한다”며 “영국에는 한국의 홍보처와 같은 기구도 없다”고 말했다. 독일과 중국 대사관도 기자실 통폐합이 대사관 공보 업무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불편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주한 이탈리아대사관 공보관계자는 “총리나 장관의 방한 시 외교부 협조로 보도자료를 일괄적으로 배포하는 게 제일 확실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우리와 유사한 기자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본대사관 공보과는 어떨까?
한 관계자는 “일본대사관은 이미 외교부나 출입기자실로 보도자료를 거의 보내지 않고 각 언론사 담당 부서 팩스로 보내고 있다”며 “최근에는 담당 기자의 이메일까지 파악해 기자실 통폐합으로 인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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