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는 종합주가지수(KOSPI)가 3,000을 넘어설 것이다. 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의 12배 수준에서 장기적으로는 18배까지 뛰어올라 한국 증시가 마침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도약하는 것을 의미한다.”(신성호 동부증권 상무)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3월6일 1,400선을 넘어선 이후 한 달 여 만인 4월11일 1,500선을 뚫고, 5월11일에는 1,600선마저 넘어섰다.
이후 지수는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오름세를 이어가며 불과 13거래일 만에 다시 1,7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는 3월5일 이후 14주 연속 상승 행진을 기록했고,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도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제 지수는 2,000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주가 2,000 시대가 열리고 3,000 시대 개막도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 2,000시대에는 과연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무엇보다 주가 2,000시대는 선진국 시장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선진국 시장은 장기투자와 간접투자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다. 한국 증시는 이미 어느 정도 선진국 증시에 진입했다. 세계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상 한국은 상위 12위의 증시에 해당한다.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지수 2,000 시대는 선진화한 시장으로 도약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통 산업의 대표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주식 투자 문화가 개선되는 것이 1,000 시대와의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지수 1,000시대가 자본화의 달성, 자본시장 개방 등으로 표현되는 국제화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2,000 시대는 해외 진출을 통한 국제화의 달성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기가 없어지고 진정한 의미의 투자 시대가 도래한다는 점도 2,000 시대의 특징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00 시대의 투자가 주식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투자였다면 2,000 시대에서는 파생상품까지 포함한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소개될 것”이라며 “주식투자가 위험관리가 가능한 진정한 투자수단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00 시대가 모멘텀 투자의 시대라면 2,000 시대는 가치투자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주가지수 2,000 시대에서는 주식이 부를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주식투자가 저축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증권투자가 일상생활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86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말 주가지수는 892인 반면 강남 아파트지수는 532로 나타났다는 분석결과에서 보듯 주식은 이제 강남의 아파트보다 부를 늘리는데 더 효과적임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 2,000 시대를 넘어 3,000 시대를 향하는 동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글로벌 경기 연착륙이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시적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불안 요인이다. 최근 미국 내 신용카드 연체율이 증가한 것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의 근거가 된다.
원화 강세는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가 2,000 시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주도주들의 주가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 수익성 약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기업들은 수익개선을 위해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
60달러가 넘는 유가 등 오르기만 하는 원자재 가격도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다. 일부 기업은 수혜가 예상되지만 원자재를 수입ㆍ가공해 수출할 수 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의 특징과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 증시의 과열 해소도 필요하다. 최근 한국 증시의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하면서 중국 증시의 열기가 식을 경우 아시아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와 증시의 체력이 튼튼해진 만큼 장기 성장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겠지만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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