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희망’에서 ‘골프 영웅’으로 거듭났다.
박세리(30ㆍCJ)가 국내외에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하면서 메이저대회 2승 등 모두 4승을 올리며 파란을 일으켰던 10년전의 감동 재현이다.
박세리가 8일(한국시간)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 불록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다른 한국 선수들도 인터뷰실 뒤에 서서 그들의 ‘선구자’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며 대서특필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는 “1998년 처음 LPGA에 왔을 때는 생소했던 한국인 박세리가 큰 업적을 이뤘다”면서 “통산 23승에 지금까지 926만 달러를 벌어들여 LPGA 통산 4위에 올라있고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골프 영웅’이며 이미 그의 영향을 받아 많은 한국 선수들이 LPGA 무대에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캐롤린 비벤스 LPGA 커미셔너도 축하 연설을 통해 “박세리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 만 30세도 되지 않았다. 많은 팬들이 오늘을 기뻐하겠지만 그의 조국인 한국 팬들이 가장 기뻐할 것”이라고 밝혔다. 98년 IMF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의 샷을 날렸던 박세리가 10년 뒤 또 다시 감격을 선사한 것.
하지만 박세리는 긴장한 탓인지 명예의 전당입회가 확정되는 역사적인 맥도널드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7개의 파행진에 보기 1개의 단촐한 스코어인 1오버파 73타로 공동 47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성적은 큰 의미가 없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는 “10년 투어 생활 중 가장 긴장해서 티샷을 날렸다”면서 “나의 꿈이 이뤄진 가장 기쁜 날이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대회 1라운드에서 박세리와 절친한 김주연(26)이 5언더파 67타로 브라질 동포 안젤라 박(10) 등과 공동 선두에 올라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입회를 기념했다.
고의 기권 등의 구설수에 오른 미셸 위(18ㆍ나이키골프)는 1오버파 73타로 박세리와 동률을 이뤘다. 미셸 위는 “샷이 좋았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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