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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다시 보는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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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다시 보는 한국 교회

입력
2007.06.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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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0 항쟁 20주년을 기념해 기독교계가 민주화 과정 속에서 기독교의 발자취와 향후 역할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소장 김창락 전 한신대 교수)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의장 진광수 목사)는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민주화 20년, 비판과 성찰: 민주화 이후 퇴행하는 민주주의, 퇴행하는 기독교’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첫 발표자로 나서는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지난 20년 동안 기독교 보수주의의 강화와 진보주의의 약화가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이념적 혼란과 진보 인사의 정치 참여가 보수세력의 발흥을 유발시켰다고 주장한다. 과거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세력 가운데 ‘뉴라이트’를 자처하는 이들이 신자유주의의 폐해에 무관심한 점을 들어 과거 보수세력과 차이가 없다고 비판한다.

그는 진보적인 기독교 사회운동을 재구성하기 위해 ▦급진적 민주주의의 모색 ▦대안적 세계화 네트워크의 강화 ▦생명ㆍ평화 운동과의 결합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을 배려하는 소수자 운동의 추진 등을 주장한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한국 교회가 대교회 성장주의에 몰두한 결과, 기독교 절대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 층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으면 한국 교회는 서구처럼 교회당만 남아 관광객의 구경거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한국 교회가 교인들의 도덕성과 헌신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개혁의 중심 축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대형화를 추구하기 보다 초기 교회와 같이 분가선교를 통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교회의 본래 목적인 목회와 선교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는 한국 신학계가 학문적 성찰보다 교단의 신학생 교육과 성직자 공급 기능에만 매달림으로써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의 복음을 그대로 전달하는 ‘분점’ 역할에만 충실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또 “민주화 역시 신학계의 노력이라기보다 평신도의 운동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하고, ‘사도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교회들과 비민주적 교회 운영, 합리성이 결여된 신학, 물량주의에 우선한 선교 등에 대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신학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그는 신학계가 우리 사회 민주화에 공헌하려면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 도시 교회와 시골 교회, 부자들이 다니는 교회와 가난한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로 나뉘는 분열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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