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금지 규제도 안 통한다. 이른바 '된다' 싶은 상가에는 한탕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기웃거린다. 떴다방들도 오랜만에 물이라도 만난 듯 한껏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동탄2 신도시 주변 부동산시장의 볼썽사나운 행태들이다.
분당급 신도시로 동탄2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벌써부터 불법과 편법이 활개치는 투기 온상지로 멍들어 가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이란 순기능보다 투기꾼들을 위한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탄2 신도시 발표 이후 입주를 앞둔 인근 아파트에서는 '복(複)등기'를 이용한 불법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복등기란 최초 분양계약자(매도자) 명의로 소유권 등기를 하자마자 곧바로 매수자 명의로 등기를 넘기는 것을 말한다.
등기를 거의 동시에 두 번 한다는 의미에서 복등기로 불린다.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투기지역에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분양권을 거래하는 방법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는 자신이 내야 할 취득ㆍ등록세는 물론 매도자의 취득ㆍ등록세와 양도소득세까지 모두 부담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동탄2 신도시 발표 이후에는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기존 동탄신도시와 주변 화성시 일대 단지, 오산 등지에서 불법 복등기가 상당수 행해지고 있다.
화성신도시 인근에서 7월중 입주하는30평대 한 아파트는 분양권 프리미엄 8,000만원에 매도자측의 취득ㆍ등록세, 양도세 3,000만원을 포함, 총 1억1,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얹힌 채 분양권 거래가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동탄면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분당급 신도시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분양권을 사두려 한다"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지역이어서 지금 거래 되는 분양권은 복등기 불법 거래"라고 말했다.
오산시 B공인 관계자는 "주로 떴다방들이 불법 거래를 유도하고 있어 계약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거래자들이 공증이나 이면계약을 통해 안전장치를 둔다고 하지만 복등기가 불법이므로 문제 발생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존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는 일찌감치 상가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인기 있는 상가에는 높은 수익만을 기대한 채 분양가와 상관없이 계약하는 '묻지마' 투자자들이 늘면서 도로마다 보행자들과 차량 운전자들에게 상가 투자를 호객하는 모습도 잦아졌다.
그러나 아직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데다 분양가가 높아 투자 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상태. 신도시 개발 기대감에 편승한 채 철저한 투자계획이 없는 '묻지마' 투자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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