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초ㆍ재선 의원 16명이 8일 집단 탈당하면서 범여권의 대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장은 대통합파와 우리당에 잔류할 친노(親盧)강경파, (가칭)통합민주당 등 정립 구도로 가겠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대통합파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대통합에 동의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 등 모든 세력과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내주 중에 시민사회진영이 참여하는 속에서 통합신당의 전 단계인 통합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내부에 국민경선추진위를 꾸린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대통합신당을 향한 '투 트랙'이다.
실제로 이들은 그간 국민경선을 준비해온 세력(이목희 우원식 의원 등)과 범여권의 허리 역할을 해온 재선그룹(임종석 김부겸 의원 등), 개혁적 초선그룹(우상호 강기정 의원 등)이 주축이어서 곧바로 실행이 가능하다.
이미 이강래 이종걸 의원 등 백의종군파, 천정배 최재천 의원 등 민생모임과 공동행보를 시작했고, 내주에는 민주당 내 통합파, 시민사회진영의 정치결사체인 '미래구상' 등과 공개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이 탄력을 받으려면 우리당이 외피를 갈아입기 위한 기획탈당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씻어내야 한다. 또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주장해온 대선 직전 후보단일화론과의 노선 투쟁도 거쳐야 한다.
또 민주당과 소통합을 성사시킨 중도신당 김한길 대표는 "추석 연휴 이전에 오픈 프라이머리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새로 창당될 통합민주당이 국민경선을 주도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당에 잔류할 것으로 보이는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등 친노강경파그룹, 정당 후보간 단일화를 추진하려는 통합민주당과의 상호 공방이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대통합파 쪽으로 결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근태,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은 이달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통해 합류할 예정이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내달 중순까지는 동참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야 한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결국 단일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그러면 (대선이) 시소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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