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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후 10년/ SK그룹, '행복 경영'으로 고객충성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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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후 10년/ SK그룹, '행복 경영'으로 고객충성도 높여

입력
2007.06.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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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우리 경제를 강타한 IMF 사태는 SK그룹에도 커다란 시련이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도 통하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종현 회장마저 타계하고 SK글로벌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SK그룹은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이를 이겨냈다. 오히려 SK그룹에게는 환란 10년이 매출 70조원의 기업으로 거듭 성장할 수 있는 변화의 시기였다.

여기에는 ‘최태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최태원 효과란 기업 체질 강화를 위해 최태원 회장 주도로 사업구조, 재무구조 등을 바꾼 것을 말한다.

IMF 사태가 발생하자 지금은 고인이 된 최종현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1998년 1월 SK는 최종현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사 임직원 1,000여명이 쉐라톤워커힐호텔에 모여 ‘신 기업이미지 선포식 및 경영혁신 결의대회’를 갖고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핵심 업종을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건설ㆍ물류 ▦금융 등으로 선정하고 다른 분야는 과감히 정리했다. 당시 41개였던 계열사를 20개 안팎으로 줄이고 2~3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5억달러를 해외에서 조달했다. 또 비핵심사업 및 자산을 매각해 4억달러의 현금을 확보, 468%인 부채비율을 99년말까지 227%로 낮춰 5대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부채비율 감축을 실현했다.

이 와중에 SK그룹은 98년 8월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후계자였던 최태원 회장은 아직 젊었다. 전문경영인이었던 손길승 회장이 최태원 회장을 도와 그룹경영을 이끌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대거 쏟아져 나온 것도 이 무렵이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SK㈜ ‘OK캐쉬백’이다. 99년 국내에 멤버십 상품으로 처음 도입된 OK캐쉬백은 초기에 주유소에서만 통했으나 이후 홈쇼핑, 이동통신 등 그룹사 전체로 확대됐다. 심지어 5만원 이상이면 현금으로 환전도 가능해 국내 1위의 포인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덕분에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지금까지 SK그룹은 2,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신소재와 신약 개발도 환란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 99년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는 우리나라 신약 1호로 위암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2000년에 나온 관절염치료제 ‘조인스’는 식물 성분을 추출해 만든 천연신약으로 매년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SK텔레콤은 98년 휴대폰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99년 신세기이동통신을 합병하면서 국내 1위 이동통신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2003년 닥친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는 또 한 번의 시련이었다. 뒤이어 해외자본인 소버린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주가가 급락한 SK㈜ 지분 14.99%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그룹이 남의 손, 더구나 외국인 기업사냥꾼 손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결과적으로 SK글로벌사태와 소버린 파동은 SK에 ‘약(藥)’이 됐다. SK는 기업과 주주, 고객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감성경경인 ‘행복 경영’을 모토로 삼았다.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모토를 통해 잃었던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결과적으로 경영을 더 탄탄하게 하게 된 것이다. 2003년 모든 계열사들이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고, 특히 그룹의 주력사인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의 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요즘 SK그룹은 글로벌 경영을 이야기한다. 중국, 베트남, 미국 등 해외 전략시장을 확대하고 설비고도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공략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SK그룹은 최 회장 취임당시 36조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말에 두 배인 70조원으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강조한다. SK는 국내 연간 원유 소비량인 8억배럴의 절반이 넘는 5억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통신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 ‘힐리오’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도 SK는 정보통신과 에너지화학을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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