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552대에서 16만408대, 1,789억원에서 2조5,800억원. 르노삼성자동차가 7년만에 이뤄낸 경영성과다. IMF 위기를 맞아 생존 조차 어려웠던 회사가 국내 4대 완성차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왔다. 1997년말 IMF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아 삼성자동차는 이대로 간판을 내리느냐, 아니면 새로운 생존의 길을 모색하느냐의 선택에 직면했다. 삼성의 독자경영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은 새 주인을 찾는 것이었다.
결국 삼성자동차는 프랑스의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인 르노에 인수됐고, 이름은 '르노삼성자동차'로 바뀌었다. 2000년4월의 일이다. 다 죽어가던 삼성자동차는 르노자동차에 인수를 통해 생존, 기술혁신과 비용절감, 세계화를 마케팅 3대 전략으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르노삼성은 우선 차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생산 초기만해도 SM5 단일 차종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M3, SM7, 뉴 SM5 등 중소형 차도 함께 생산하고 있으며, SM5는 초창기 모델에서 대폭 변신에 성공했다.
르노삼성은 출범 당시와 비교할 때 판매, 매출, 영업이익 등의 모든 면에서 비교해도 놀라온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판매대수 1만2,552대에서 2006년 16만408대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수출실적은 말 그대로 고공행진이다. 192대에서 4만1,320대로 무려 300배 가량 증가했다. 내수만 하던 업체가 유럽, 중동, 러시아 등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매출실적도 1,789억원에서 2조5,8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00년 출범 당시 영업이익은 적자였으나 2005년부터 흑자로 전환돼 1,280억원, 2006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르노삼성은 또 다른 비약을 꿈꾸고 있다. 실질적인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은 올 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내놓고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르노삼성은 SUV 이외에 2009년까지 두 개의 신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총 25만대를 생산하고, 수출 비중을 총 판매량의 4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회사로 다시 태어나 숨 가프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제는 브랜드 및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고유의 정체성을 확고 하게 정립해 나가 르노 그룹과 얼라이언스 내에서 독특한 기업문화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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