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 '구아바'를 주목하세요."
낙동강과 남강이 교차하는 경남 의령군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1차산업인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 3만2,000여명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의병장 곽재우장군,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1910~1987) 회장을 배출한 이곳은 열대과일 구아바 재배로 '부촌(富村)만들기'의 꿈을 키우고 있다. 아메리카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구아바는 최근 친환경 고소득 작목으로 꼽힌다.
의령군이 구아바를 특화작목으로 찍은 것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농촌의 특성상 고령자의 작업에 편하고 고소득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수박 등 다른 원예작물을 재배할 땐 농민들이 쭈그리고 앉아서 일해야 하지만 키가 큰 구아바 농사지을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또 웃거름 주기나 농약 살포 등 잔손질이 거의 필요 없다.
또한 구아바는 1년에 2번씩, 최장 30년까지 수확이 가능한데다 매년 300평당 3,000만원 이상 고수익이 보장되고 잎은 비누 능 미용재료와 식ㆍ약용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12월 30여 농가에서 파종한 구아바가 10월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군은 구아바 재배농가를 2009년까지 200여 농가로, 재배단지도 5만평 규모로 각각 확대하고 테마체험시설과 가공유통시설 등을 설치해 웰빙시대 지역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구아바 재배실험을 주도한 주인공은 바로 김채용 의령군수. 김 군수는 지난해 7월 취임사를 통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1차 산업인 농업에 종사하는 지역특성을 살려 농가소득 창출을 위한 획기적 발판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김 군수는 구아바 도입에 이어 3월에는 의령군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토요애(愛)'를 개발했다. 또 4월에는 전국 최초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유통발전 조례를 제정, 농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1등급 청정 농산물에만 사용되는 공동브랜드 '토요애'는 1년 365일 중 토요일(52일)은 의령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식탁을 선점한다는 의미다. 또 흙(土)을 사랑(愛)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면서 가족과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뜻도 담고 있다.
군은 지원조례에 따라 6억원을 들여 용덕면 신촌리 일대 1만3,500평 부지에 의령수박유통센터를 조성, 3월말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유통센터는 휴일에도 10여명의 직원들이 나와 4~9㎏까지 크기별로 선별하는 6개 선별라인과 수박 속을 파내지 않고 당도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라인을 지켜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당도 13브릭스(Brix)이상의 고(高)당도의 최상품만 엄선한다.
유통센터를 통해 출하되는 수박은 하루평균 2,000여통, 지금까지 모두 14만여통에 달한다.
군 소속공무원들은 서울, 경기 성남시 분당, 부산 등 대도시 대형 유통매장을 찾아 '토요애' 현지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9일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매주 토요일 마다 특별판촉전을 벌이는 한편, 인터넷과 택시, 지하철 등을 통해 광고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군의 유통활성화 지원조례는 4월 농림부로부터 '2007 원예작물 브랜드 육성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앞으로 3년간 총 223억원을 지원 받아 산지거점 유통센터와 저온저장고, 선별장 추가 건립 등 최신 상품화시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김채용 의령군수 “교육·전업농·휴양 세박자 郡政 펼쳐요”
김채용(58) 의령군수는 지난해 군수 취임후 집무실 대신 13개 읍ㆍ면을 직접 발로 뛰며 보내고 있다. 그는 취임 6개월만에 행자부의 지방행정혁신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정부 및 경남도 각종 평가에서 20개의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 군수는 “군정의 대상을 교육(학생)과 전업농(20~65세), 휴양(65세이상 노인)으로 3등분해 대상자들에게 맞는 시책개발만이 농촌이 살 길”이라며 “학생들에게는 도시에 뒤지지 않는 최상의 교육여건을 제공하고 한창 일할 전업농에게는 무농약, 친환경, 고소득 농업을 전파해 지역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소일거리로 삼을 수 있는 약초재배와 텃밭 가꾸기 등을 권장하는 한편, 운동 및 휴양시설을 확대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복지 의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토요애’브랜드를 시작으로 군 전체를 무농약지대로 선포해 더 이상 ‘위기의 농촌’이 아닌 ‘기회의 땅, 의령’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9급 면서기로 시작해 경남도 행정부지사(1급 관리관)를 끝으로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향인 의령에서 당선됐다.
의령=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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