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이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가운데 터키군 수천명이 6일 국경을 넘어 이라크 내 쿠르드 지역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가 나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터키 보안군 관리들을 인용, “터키군이 쿠르드 반군 기지가 있는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를 기습공격해 양측간 교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뒤 “이번 공격이 대규모는 아니지만 반군이 터키군에 대항한다면 대규모 침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안군 관리의 말을 전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지역 관리도 “수백명의 터키군이 국경지역의 산을 통해 이라크로 넘어와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압둘라 귈 터키 외무장관은 “터키군의 월경은 소문일 뿐”이라고 침공사실을 부인했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도 “터키가 국경지대에 병력을 계속 증파해오긴 했지만 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르드 반군들이 터키 동부지역의 헌병대 본부를 공격해 터키 헌병대 요원 8명이 숨진 사건이 4일 발생했고, 지난달 22일에는 수도 앙카라에서 90여명의 사상자를 낸 자폭테러가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의 소행인 것으로 터키 당국은 보고 있어 이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터키군이 이라크 영내를 침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터키군은 3일에도 PKK 게릴라의 근거지인 이라크 내 하르쿠크 지역을 폭격한 바 있다.
3,000만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터키에 1,600만명, 이란 700만명, 이라크 400만명 등으로 중동과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는데, PKK는 1984년부터 독립을 요구하며 터키에 대한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터키군 침공설이 나오고 있는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지역에는 한국군 자이툰 부대 1,200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수도 아르빌이 있어 한국군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터키군의 이라크 침공 보도로 국제유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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