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7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수의대 강성근 교수의 재임용 안건을 반대 20, 찬성 0(기권 2, 무효1)으로 부결시켰다. 서울대 교수의 재임용 탈락은 1998년 미대 김민수 교수 이후 2번째다.
앞서 수의대는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찬성 6, 반대 1로 “강 교수의 연구 실적이나 교육 활동에 문제가 없으므로 강 교수를 재임용해 달라”고 본부에 추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단과대가 재임용을 추천한 교수가 본부 인사위에서 ‘거절’당한 것은 강 교수가 처음이다.
인사위에 참석한 한 교수는 “최근 4년간의 연구 업적 뿐만 아니라 교수로서의 품위와 교육자적 양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징계를 2번이나 받은 인물을 서울대 교수로 그냥 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강 교수의 재임용을 추천한 수의대 학장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수의대의 한 교수는 “수의대 차원에서 탈락시키지 못하고 본부로 넘긴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가 연구비 1억2,000만원 횡령 건으로 자신을 해임하자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으며, 심사위는 지난해 11월 강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직 3개월’로 낮춰 교수직을 회복시켰다.
하지만 강 교수는 때마침 4년 주기로 돌아 온 재임용 심사를 넘지 못해 교수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강 교수에게는 일단 2주 안에 소명할 기회가 주어지며, 서울대는 강 교수의 소명 2주 후 다시 인사위를 열어 투표한다. 강 교수의 재임용 여부는 인사위 결정을 참고로 이장무 총장이 최종 결정한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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