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출신으로 ‘제2의 레이건’을 꿈꾸는 프레드 톰슨(테네시주ㆍ사진) 전 상원의원이 공화당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2위로 올라서며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구도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정보 관련 온라인 매체인 라스무센리포트가 지난 달 29~31일 공화당 당원 6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톰슨 전 의원은 17%의 지지를 얻어 23%의 지지율을 기록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톰슨 전 의원은 지난 달 ‘출마준비위’를 구성했을 뿐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아 5일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에도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라스무센리포트는 특히 줄곧 1위를 고수해온 줄리아니 전 시장과 6% 포인트까지 지지율 격차를 좁힌 대선주자는 톰슨 전 의원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3월 조사 때에는 35%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톰슨 전 의원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키기 시작한 4월엔 29%로 떨어졌고 이번에 다시 23%로 주저 앉았다.
이는 공화당의 전통적 보수층에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는 톰슨 전 의원이 급격히 공화당의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줄리아니 전 시장의 지지를 잠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라스무센리포트는 낙태찬성론자인 줄리아니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은 후보토론회가 본격화하면서 낙태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주자들이 수개월 전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뿌리고 있는데 비해 톰슨 전 의원은 이제 막 정치자금 모금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의 경쟁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3위는 15%의 지지율을 얻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차지했다. 당내 여론조사에서 2위를 고수해 오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은 14%를 얻는 데 그쳐 순위가 4위로 급락했다.
라스무센리포트는 이민개혁법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를 지지한 매케인 의원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매케인 의원의 침체에 대해선 4월에 비해 2%포인트가 떨어졌을 뿐이어서 아직 희망이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재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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