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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검증 공방/ 이명박 "숨겨놓은 땅·BBK 주식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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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검증 공방/ 이명박 "숨겨놓은 땅·BBK 주식 전혀 없다"

입력
2007.06.0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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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자신의 차명 재산과 BBK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정면 대응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은 8,000억원 재산 차명보유 의혹에 대해 “민간 기업에서 20여년 간 최장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재산을 남의 이름으로 숨겨야 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 땅 한 평도 남의 이름으로 숨겨 놓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8,000억원이란 것은 들어본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BBK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BBK와 저는 직접이든, 간접이든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BBK는 김경준씨가 나를 만나기 전에 이미 설립해 운영하던 회사로 내가 김씨와 만나서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 중지했으며, 영업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그 회사 주식을 한 주도 가져 본 일이 없다”며 “이미 그 사항은 금융감독위원회나 검찰에서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고, 김씨 본인도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란 것을 진술했다. 그 이상의 사실을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이 이처럼 직접 나서 의혹을 전면 반박한 것은 사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명확히 선을 그어 놓지 않으면 진위와 상관 없이 ‘카더라’식의 공세가 계속돼 자칫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다. 이 전 시장이 “김대업식의 무책임한 폭로를 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해당행위”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당초에는 이 전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박희태 경선대책위원장이 할 예정이었다. 캠프 내부에서는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부담을 고려해 후보가 직접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류가 많았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6일 밤 자신이 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만큼 네거티브 공세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무책임한 의혹이 제기되고 이것이 확대 재생산되는 사태에 이 전 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담겨 있다. 이 전 시장은 “무책임한 폭로전이 한계를 벗어났다”며 “정치현실을 보면서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증위를 무시하고 폭로전으로 나가는 것은 당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박 전 대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이 직접 나서 반박한 만큼 박 전 대표측이 계속 공세를 취한다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캠프측은 추가 폭로전이 이어진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역공 등을 포함해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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