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서울국제도서전이 6일 막을 내렸다. 올해는 28개국 524개 출판사가 참가했고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세계 10위의 출판대국이라는 대한민국의 간판 국제도서전인만큼, 규모로 보자면 절대 작은 행사가 아니다.
그러나 행사장인 코엑스 전시장은 올해도 여전히 쓸쓸했다. 일반 관람객은 말할 것도 없고 판권을 사고 팔려는 해외 출판 관계자의 발길도 뜸해 손님 없는 잔치 같았다. 폐장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영문시사잡지 판매대를 제외하고는 국제관 부스의 상당수가 문을 닫고 있었으며 문을 열었어도 자리를 지키는 출판 관계자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니 국제도서전의 주 기능인 도서 수출입 계약이 활발할 리 있겠는가. 한 대형 출판사는 겨우 한 건의 판권 수출 계약을 했다고 밝혔으며 다른 출판사는 그나마 공개를 꺼렸다. 출판 관계자,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책읽는사회 상임대표인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가 10대 출판강국이라고 하지만, 서울국제도서전은 다른 나라의 도서전과 수준 차가 난다"고 지적했으며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 출판사가 서울국제도서전을 국제행사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주부 이경자씨는 "서울국제도서전의 고유한 특징을 찾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여러 해 전부터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계, 책으로 통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행사를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그래도 서울국제도서전이 점차 국제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볼 때 명실상부한 국제화와는 아직 거리가 먼 것 같다. 10여년 전 천막 전시장에서 시작해 지금은 50개 나라 1,000개 이상의 출판사가 참가하는 베이징 국제도서전의 모습이 겹쳐졌다.
이왕구ㆍ문화팀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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