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6일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에 대해 “소수파의 대통령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에서) 한 자리 해먹은 소수의 사람들의 대통령이어서는 안된다”고 정면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지지자들 모임이 아닌 국민을 상대로 얘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선언에 대해 “총선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과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만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 ‘제3지대 신당’ 창당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개혁세력이 총체적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 정치가 60년 만에 붕괴할 수도 있는 시점이다. 한나라당 일당 중심의 선거가 된다면 자유당이나 민정당 때도 없던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60년 간의 우리 정당 정치사에서 관제 정당 시기 있었지만 양당제 흐름 자체가 붕괴한 적은 없었다. 6월에 이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의 실마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특강을 대선 개입으로 볼 수 있나.
“법률적 접근을 떠나 정치적으로 안타깝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선언 직전에 김한길 중도신당 대표에게 ‘소통합’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는데.
“그렇다. 소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합민주당과 우리당 의원들이 탈당해 만드는 ‘제3지대 신당’이 추후에 대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민주당에도 대통합파가 있다. 박상천 대표가 말로는 대통합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입술이 아니라 손과 발이다. 총선용 기득권 지키기 의도가 들어있는 소통합은 안된다.”
-14일까지 기다리다가 탈당하나. 정 전 의장이 검토하는 탈당 결행 시점은.
“계속 얘기하지만 ‘탈당 ’ ‘탈당’ 이라고 말하면 탈당 자체가 목적이 되는데 대통합을 만드는데 어떻게 하는 수순이 바람직할까 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강한 신념과 결단이 있는 사람들이 선도할 수밖에 없다.”
-정세균 우리당 의장이나 이해찬 전 총리 등과 함께 가나.
“대통합에서 어떻게 누구를 배제하겠냐. 단 각자의 처지에서 본인이 선택할 몫이다.”
-친노진영과 함께 ‘대통합 신당’을 만든다는 뜻인가.
“대선 막바지 국면에 가서 클로스 게임(한나라당과 박빙의 승부)이 되면 민노당과도 연합해야 한다. 수구집권을 막는데 모든 세력 다 같이 가야 한다. 그러나 단계가 있는 것 아닌가. 대세가 형성되면 시차를 두고 합류할 수 있다. ”
-통합민주당쪽에선 우리당 의원들을 영입하려 한다.
“소통합이 기득권화하면 대통합은 안된다. 열린우리당을 고집하면 우리당 기득권화가 된다. 틀에서 나와 대통합 전진기지 만들면 (통합민주당도) 거기에 동참해 줘야한다. 호남 유권자를 겨냥한 총선용 정당이지만 호남 개혁적 유권자들이 이를 결코 원치 않는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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