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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수산 喪家서 경영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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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수산 喪家서 경영권 다툼

입력
2007.06.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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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맛살로 유명한 오양수산의 경영권이 경쟁사인 사조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집안싸움이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6일 장남인 김명환 부회장을 제외한 오양수산의 고(故) 김성수 회장의 유족들은 ‘유족의 입장’이라는 글을 언론사에 보내 “지분을 사조산업에 넘긴 것은 고 김 회장의 자신의 유지였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이는 김성수 회장이 지난 2일 별세하기 직전 사조산업측에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고인의 뜻이 아니라, 부인 최옥전씨를 비롯한 유족들의 결정이었다는 김명환 부회장 및 오양수산 임직원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유족들은 글에서 또 “주식매각으로 생긴 유족들의 수익은 상속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하루 빨리 고인의 장례절차가 신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사조산업측이 김성수 회장 별세 하루전인 지난 1일 오양수산의 주식 35.41%를 대주주인 김회장과 부인 최씨로부터 127억8,000여만원에 사들인 것에서 시작됐다. 이로써 그간 오양수산 주식을 꾸준히 사들인 사조산업은 46.5%를 확보, 실질적 경영권을 갖게 됐다.

그동안 오양수산을 경영해온 아들 김명환 부회장은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강력 반발, 부친의 발인을 연기했으며 오양수산 임직원 200여명도 회사경영권이 경쟁사에 넘어간 것에 항의하며 4일부터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점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경영권을 둘러싸고 김명환 부회장과 갈등을 빚어온 김성수 회장 부부가 최후수단으로 경쟁사에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고 김성수 회장이 2000년 말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김 회장 부부와 장남인 김 부회장 사이에는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김명환 부회장이 2003년 자신의 처남이자 김성수 회장의 셋째 사위인 문영식 당시 사장을 내보내고 대표이사에 오르자, 김성수 회장은 2003년과 2006년 아들을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취소 소송을 냈다.

김명환 부회장은 또 어머니 최씨를 상대로 자신의 산업금융채권 39억여원 어치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에 최씨가 김 회장 타계 직전 경쟁업체에 지분을 넘기는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부자간 감정싸움이 결국 회사를 경쟁사에 넘겨주는 사태까지 초래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 부회장(6.95%)측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1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출신인 김 회장은 53년 출판사인 법문사를 세우고 69년 오양수산을 창업해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고 김 회장은 부인 최씨를 비롯해 2남 4녀를 뒀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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