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젊은 남녀의 공방전도, 진지한 마니아 드라마도 돈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사채업자 금나라(박신양)의 이야기를 그린 SBS <쩐의 전쟁> 의 기세가 무섭다. 첫 회부터 MBC <메리 대구 공방전> , KBS <마왕> 등을 제치더니 5월31일에는 전국시청률 30.5%(TNS미디어코리아 집계)까지 달성했다. 마왕> 메리> 쩐의>
최근 미니시리즈가 좀처럼 30%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쩐의 전쟁> 의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쩐의>
▲‘독한 소재’의 힘
전 국민이 사채를 빌려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 사채는 그 위험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자신이 겪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어떤 세계인지는 궁금한 소재인 셈이다.
<쩐의 전쟁> 은 사채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고, 노숙자가 되는 등 지금까지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채의 세계를 묘사하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쩐의>
박신양 연기가 화제를 모은 것도 그의 연기력 이전에 TV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는 노숙자의 모습이 연출됐다는 사실이 주는 충격 때문이다. 이는 불륜현장을 마치 진짜처럼 묘사하는 페이크 다큐 tvN <현장르포 스캔들> 등이 인기를 모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현장르포>
▲장르 드라마의 변형
<쩐의 전쟁> 은 스토리보다는 개별적인 에피소드에 집중한다. 금나라와 서주희(박진희)의 사랑이나 금나라와 하우성(신동욱)의 라이벌 구도 등이 펼쳐지기는 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은 금나라가 사채 빚을 진 사람들에게 돈을 회수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쩐의>
시청자들은 이전 회를 보지 않아도 매회 기발한 방법으로 사채를 회수하는 금나라의 활약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스토리는 기존 한국드라마의 얼개를 따랐지만, 독특한 능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매 에피소드마다 금나라는 사건을 해결한다.
에피소드별로 진행되는 미국식 장르드라마와도 유사하다. 한국적인 소재와 구성 위에 요즘 시청자의 기호를 한데 섞어 보다 넓은 대중을 포섭한 셈이다.
▲가족애는 필수
원작 만화와 달리 드라마 속 금나라는 가족과 자신의 사부 독고철(신구)를 끔찍하게 아낀다. 또 서주희와의 러브스토리도 원작에는 없던 내용이다. 사채라는 ‘센’ 소재와 폭력과 자살 등이 나오는 <쩐의 전쟁> 에 대중들이 쉽게 공감하는 따뜻한 정서를 가미한 것이다. 신선하지만 익숙하고, 자극적이지만 안전하게 작품을 끌고 가는 것이야말로 <쩐의 전쟁> 의 힘이다. 쩐의> 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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