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황제’와 ‘클레이의 제왕’이 진검승부를 펼치는 세기의 빅매치가 무르익고 있다.
로저 페더러(1위ㆍ스위스)에 이어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도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8강에 올랐다.
나달은 5일(한국시간) 파리 외곽 롤랑 가로 코트에서 끝난 16강전에서 호주의 톱랭커 레이튼 휴이트(16위)를 3-0(6-3 6-1 7-6<7-5>)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라 98년 이 대회 우승자인 카를로스 모야(26위ㆍ스페인)와 4강행을 다투게 됐다. 이에 앞서 페더러는 미카엘 유즈니(16위ㆍ러시아)를 16강에서 꺾고 준준결승에 선착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페더러와 나달이 8강까지 순항하면서 이 둘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07년 4대 메이저대회 중 프랑스오픈은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페더러가 우승하면 4대 메이저대회를 시기에 상관없이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고, 나달이 우승컵을 안는다면 80년 브욘 보리(스웨덴) 이후 최초로 프랑스오픈 3연패에 성공한다. 2007년 남자테니스 전체의 판도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한판인 셈이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이번만큼은 페더러다”며 조심스럽게 페더러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8강 휴이트와의 경기에서 나달 격파의 해법을 페더러가 감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 주 감독은 “휴이트가 8강전 마지막 세트에서 평소보다 빠른 템포의 공격을 보였는데 나달이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면서 “휴이트는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밸런스를 잃었지만 그보다 기량이 한 수 위인 페더러는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페더러의 손을 들었다. 수비가 워낙 강한 나달에게 클레이에서 평범한 공격은 통하지 않기 때문에 과감한 스트로크가 필요하다는 설명.
이번 대회 1,2번 시드를 받은 페더러와 나달은 2번의 시험대를 더 거친 뒤 결승전에 가서야 격돌한다. 21세기 테니스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세기의 매치는 10일 오후 MBC-ESPN에서 생중계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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