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축제로 유럽이 들썩거리고 있다. 10일 개막하는 격년제 베니스 비엔날레를 필두로,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인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5년마다 열려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독일 카셀 도쿠멘타, 10년마다 하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6월에 일제히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형 특급 행사들이 10년 만에 겹침에 따라, 그 현장을 한 바퀴 도는 아트투어 상품도 인기다. 김달진미술연구소, 대웅여행사, 미술월간지 아트인컬처 등이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9박 10일에서 12박 13일 짜리 여행 상품을 내놨다. 신청자가 많아서 당초 계획보다 2, 3회씩 회수를 늘릴 만큼 반응이 좋다.
◇제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 6월10일~11월21일
부르주아·리히터… 대가 작품 볼 기회
홀수 해마다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된 현대미술 비엔날레다. 본전시와 특별전 등 주최측이 직접 진행하는 행사와, 나라별로 운영하는 국가관 전시로 이뤄진다.
본전시 초대 작가는 96명. 루이즈 부르주아, 다니엘 뷔렝, 제니 홀처, 솔 르윗, 지그마르 폴케, 게리하르트 리히터 등 대가들 뿐 아니라 신진 작가들도 포함됐다.
올해 국가관을 차린 나라는 77개국. 한국관의 작가는 이형구(38), 신체 일부를 변형하는 각종 장치와 만화의 동물 캐릭터로 뼈다귀 조각을 만들어온 작가다. 한국이 1995년부터 이 행사에 국가관을 운영했는데, 단 한 명의 작가를 내세우기는 처음이다.
◇제 38회 바젤 아트페어 / 6월13~17일
최고의 화랑 모이는 미술 견본시장
매년 닷새 동안 세계 최고의 화랑과 수집가들이 모여드는 미술 견본시장이다. 30여개 국 300여 화랑이 참여해 작가 2,000여 명의 작품을 판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가 참여한다.
미술품 장사 외에 16개국에서 선정된 신진 작가 26명의 개인전 ‘예술 성명서’, 일반 전시에는 내놓기 힘든 초대형 작품 등을 선보이는 ‘무제한 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펼쳐진다. 올해 ‘예술 성명서’ 부문에는 한국 작가 양혜규가 포함됐다.
◇제 12회 카셀 도쿠멘타 / 6월 16일~9월 23일
상업성 배제… 현대미술 선도 축제
가장 앞선 실험과 첨예한 논쟁, 과감한 도전으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해온 100일 간의 축제다. 1955년 처음 출발할 때부터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해 왔다. 유럽 중심적인 행사이고, 평면작품보다 비디오와 설치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올해는 미술의 인문학적, 윤리적, 교육적 기능과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5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 4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 6월 17일~9월 30일
도시 전체가 조각 전시장으로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뮌스터는 10년마다 조각 프로젝트를 펼쳐 도시 전체가 조각 전시장으로 변한다. 올해는 특히 도심 광장과 외곽 호숫가 등 야외 공공장소의 조각이 핵심이다. 마이클 애셔, 이사 겐즈켄,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레스터 등 37명의 조각가를 초청했다. 1997년 3회 때와 비슷한 50만 명이 올해 행사를 보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