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4일 통합민주당 창당을 선언하자 범여권 대통합 세력의 움직임이 다급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에는 “대통합을 추진하려고 하니 믿고 맡겨달라고 말한 김한길 대표에게 당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역으로 국민경선추진위 구성, 선도 탈당 등으로 범여권 통합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전직 우리당 의장들이 먼저 나섰다. 정동영 김근태 문희상 등 전 우리당 의장 3명은 5일 ‘대통합이 미래로, 희망으로 가는 길입니다’라는 성명서를 내고 중도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6ㆍ10 민주화운동 20주년을 앞두고 지식인과 종교계 원로가 대통합을 촉구한 날, 이른바 소통합이라는 또 하나의 분화가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의 가슴에 실망을 남겼다”며 “총선용 소통합을 철회하고 대통합의 길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애초 10일 일부 의원의 선도 탈당을 통한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통합민주당 창당으로 범여권 대통합 구상이 꼬인 만큼 탈당 시기를 언제로 잡을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선주자측 관계자는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14일 이전에 탈당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대통합파 의원들의 실제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로 통합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하는 범여권 의원들은 ‘국민경선 추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김종인 의원과 우리당 우원식 채수찬, 민생정치모임 정성호 의원 등 2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 움직임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이달 중순까지 개혁세력이 국민경선추진위를 발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5일 국회에서 국민경선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세를 몰아가고 있다.
민주당 내 대통합 세력도 꿈틀거리고 있다. 장상 전 민주당 대표는 김효석 신중식 이상열 채일병 김송자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 민주당 주류세력을 모아 ‘대통합 국민운동협의회’를 출범키로 했다.
12일 각 당 대표를 초청해 대통합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통합에 부정적인 박상천 대표를 압박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민주당 내 두 세력의 분열 가능성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 중심세력이 대통합에 나선 만큼 우리당 내 통합세력도 적극 호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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