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액이 늘어날수록 받을 수 있는 혜택의 폭도 따라서 커지는 ‘슬라이딩 방식’의 신용카드가 늘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만 이용하고 카드는 잘 쓰지 않는 이른바 ‘체리피커’를 막기 위해 주로 최저 사용금액 기준을 설정하는 방어적 전략으로 맞섰지만 이제는 우량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공격적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LG카드는 올 초 전달의 카드이용액(현금서비스ㆍ카드론 이용액 제외)에 따라 적립되는 주유 포인트를 차등화한 ‘빅플러스 GS칼텍스 카드’를 내놓은 것을 비롯해 상반기에만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한 카드 6종류를 출시했다. 쇼핑, 영화, 외식, 온라인 쇼핑, 이동통신 분야 등에 걸쳐 모두 전달에 얼마나 카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음달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주유카드의 경우, 전달 사용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ℓ당 적립액이 120원, 70만~100만원이면 110원, 50만~70만원은 100원, 30만~50만원 90원, 30만원 이하는 80원을 적립해 주는 식이다.
삼성카드는 연간 사용실적에 따라 다음해 포인트 적립률이 달라지는 ‘빅앤빅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내놓고 있다. 보통 포인트 적립률은 사용액의 0.5%지만 전년 사용액이 600만~1,200만원일 경우 0.75%, 1,200만원 이상이면 1%가 포인트로 쌓인다.
현대카드는 전달 사용금액에 따라 할인율을 차별화했다. ‘현대카드 V’는 전달 카드 사용액이 30만~60만원일 경우 할인점과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매달 1만원까지, 60만원 이상은 매달 2만원까지, 90만원 이상은 매달 3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월 카드 사용액에 따라 이동통신 요금을 5~20% 할인받을 수 있는 ‘하나 T포인트 카드’를 내놓고 슬라이딩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원의 이용액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사용액에 따라 슬라이딩 방식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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