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이 대구 시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고양이는 더 이상 울음소리로 사람들의 밤잠을 방해하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천덕꾸러기가 아니었다. 뮤지컬 <캣츠> 의 내한공연이 열린 5월 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 1,500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나른한듯하면서도 민첩한 고양이들의 군무와 귀에 익은 노래에 관객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캣츠>
해외 오리지널 팀이 내한하면 으레 서울에서 개막공연을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대구에서 시작했다. <캣츠> 의 기획사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상업적으로 보자면 위험한 선택이지만, 4년 전 <캣츠> 공연 때에도 대구의 수익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캣츠> 캣츠>
이번에도 서울(7월 6일~9월 2일, 국립극장)을 제외하면 대구(7월 1일까지)가 광주(9월 7~16일, 문화예술회관), 대전(9월 22일~10월 7일, 문화예술의전당)에 비해 공연기간이 월등히 길다.
대구가 뮤지컬 지방 공연의 거점으로 떠오른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대구에는 대형 공연장이 많다.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이 7곳에 달한다. 계명대, 영남대에도 1,000석 이상의 공연장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들은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시설면에서 서울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맘마미아> 의 제작사인 신시뮤지컬 측도 “2005년 <맘마미아> 의 지방투어 때 외국 스태프가 지방 공연장을 실사했는데 대구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한다. 맘마미아> 맘마미아>
대구는 또 뮤지컬 관람객이 연간 1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소비층이 두텁다. 재작년 <맘마미아> 의 공연은 유료관객이 85%에 달해 2003년 <캣츠> 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고 올해 <미스사이공> 도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미스사이공> 캣츠> 맘마미아>
이를 바탕으로 대구시는 5월 20일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개막했다. 페스티벌은 7월 2일까지 계속된다. 이필동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위원장은 “올해는 <캣츠> 등 공식 초청작 6편으로 시작했지만 내년부터 창작 뮤지컬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캣츠>
이 위원장은 “10년 내에 창작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를 열고 대구의 섬유산업과 연계, 무대세트와 의상을 만드는 제작센터를 갖추겠다”며 “대구를 뮤지컬 소비 도시가 아닌 생산과 창작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김회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