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를 한반도 텃새로 되살리는 생태 복원사업이 첫 결실을 맺는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소장 박시룡 교수)는 15일 충북 청원군 미원면 화원리에 황새 한 쌍을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현재 교내 사육장에서 기르는 43마리 중 생육 상태가 좋은 암수 한 마리씩 골라 첫 방사에 나선다.
연구팀은 오염원이 없고, 친환경 농사를 짓는 등 좋은 환경을 갖춘 화원리에 지난달 시험 방사장을 만들었다. 황새의 야생 생활은 보호막 안에서 시작된다. 자연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 정석환(35) 박사는 “황새들이 자연상태에서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없는 만큼 무작정 자연으로 날려보낼 수는 없다”며 “생육 데이터를 만들 때까지 황새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방사장 주변에 높이 1.8m의 울타리를 치고, 황새가 밖으로 날아가지 못하도록 한 쪽 날개 깃털을 약 30㎝가량 자를 생각이다. 연구팀은 황새 한 마리가 서식하는 데 필요한 면적, 먹이의 양과 야생적응 상황 등을 꼼꼼하게 살펴 기록할 예정이다. 또 해마다 야생 방사를 늘려 개체수가 100마리 정도에 달하게 될 2012년께 보호막을 걷고 자연의 품으로 날려보낼 계획이다.
한반도 텃새로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흔했던 황새는 밀렵과 환경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고, 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남은 한 쌍 중 수컷이 총에 맞아 죽은 뒤 암컷도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져 살다 94년 숨졌다. 교원대는 96년부터 러시아 등지서 황새를 들여와 다양한 번식 방법으로 43마리까지 개체수를 늘렸으며 야생에 풀어 놓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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