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명품 상설할인매장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개장 후 첫 주말이었던 2일.
정오 무렵이 되자 3,3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은 만석이 됐고, 영동고속도로에서 여주 톨게이트로 진입하려는 차량 행렬은 수 킬로미터까지 이어졌다.
아울렛 측은 이날 매장을 찾은 쇼핑객들을 첫날보다 1만 명 늘어난 6만 명 정도로 추정했다.
쇼핑객이 많다고 모두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듯 했다. 이날 쇼핑객 중 상당수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 인파였다. 특히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이 매우 많았다.
강원도쪽으로 놀러 가는 길에 한번 들러 본 사람들도 꽤 많은 듯했다. 안내센터에 비치해둔 유모차 50대는 오전 중에 모두 대여가 끝났다. 아울렛을 찾은 윤요한(33)씨는 “미국 뉴욕 근처의 우드베리 아울렛과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꼭 쇼핑이 아니더라도 한 번 가볼 만한 곳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우선 매장 자체가 국내에선 볼 수 없을 만큼 이국적이다. 신세계첼시 측은 총공사비 900억원 중 조경에만 50억원을 들일 정도로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연면적 8,000평의 매장 2개동은 황토색 단층 건물들과 분수대 광장, 놀이터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돼 있다. 매장을 잇는 널따란 통로 곳곳에는 자작나무 느티나무 같은 가로수와 벤치를 마련해 마치 산책로를 걷는 느낌을 준다.
또 하겐다즈나 사까나야, 스타벅스 등도 함께 입점해 있어 가족과 함께 휴식하기도 좋다.
가장 인기있는 매장은 역시 구찌(Gucci)와 페라가모(Ferragamo)였다. 이들 매장 앞에는 입장하려는 쇼핑객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한 주부 쇼핑객은 “비교적 최신의 구찌 숄더 백을 백화점에서보다 40%나 저렴하게 샀다”며 흡족해했다. 아울렛에 입점한 브랜드의 할인율은 출시연도에 따라 25~65%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기대만큼 저렴한 것은 아니었다. 서울에서 온 김수연(25)씨는 “DKNY의 의류와 닥스(Daks)의 가방은 백화점 할인가와 비교할 때 그렇게 싸지 않았다”며 “이런 가격대라면 굳이 2시간 걸려 여주까지 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브랜드별 및 제품별로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주 아울렛에서 하루 100만원 이상을 쇼핑한 영수증이 있거나, 일부 카드사에서 회원에게 배송해준 교환권이 있으면 ‘신세계첼시 VIP 할인쿠폰북’을 받을 수 있는데, 품목에 따라 추가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다.
거리는 분명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의 한계였다. 주말 밖에 오기 힘든 직장인 가족이라면, 그렇지 않아도 정체 심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이 곳까지 오기란 쉬운 일은 아닐 듯 싶다.
한 30대 여성 쇼핑객은 “좀 한산한 할 때 다시 오고 싶지만 평일엔 차를 남편이 쓰기 때문에 교통이 아주 부담스럽다”며 “셔틀버스 운영이나 평일 추가할인 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리적 불편을 압도하는 다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울렛의 셔틀버스 운영이 불법이기 때문에 서울-여주간 버스운영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여주=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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