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수사관으로서의 생활보다 엄마라는 자리가 훨씬 어려웠어요"
검찰의 심장부이자 대형 비리사건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배치된 첫 여성수사관인 박민자(37)씨는 4일 검찰 전자신문 '뉴스프로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간의 중수부 생활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 수사관은 "지난 1년간 평일야근을 물론이고 주말근무도 많아 가족에 소홀했고 사춘기 아이를 대하기도 어려웠다"고 털어 놓았다.
1991년 10월 검찰에 들어온 박 수사관은 서울지검 특수부,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 등 특수수사 부분을 담당했고 지난 해 5월 대검 중수1과로 발령받아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초대형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박 수사관은 "여성 최초로 중수부에 발령이 나자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준 아이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다"며 "수사의 실수는 한 사람의 인생을 '불량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박 수사관은 "중수부 발령 당시 남편이 '가족과 보낼 시간이 부족하다'며 반대했지만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고 밝혔다. 그의 남편도 검찰 수사관으로 지난해 한나라당 박근혜대표 피습사건에 참여했다.
여성 수사관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남성이 비해 체력적 한계가 있지만 남성 수사관이 놓칠 수 있는 세밀한 부분을 더 챙기는 섬세함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해 기준으로 검찰에 375명의 여성 수사관이 있고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성별에 관계없이 당당하고, 가정과 일 모두를 소중히 생각하라"고 여성 후배 수사관에 당부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