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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높아지고, 여자는 낮아지고… 구두의 '이색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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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높아지고, 여자는 낮아지고… 구두의 '이색진화'

입력
2007.06.0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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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길어지고 여자는 짧아졌다?’

2년 전 한국 성인(19~65세)의 평균 키(기술표준원)는 남성 169.8㎝, 여성 157㎝. 매년 남녀 키는 비슷한 비율로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올해 남성은 5~8㎝ 이상 길어진 데 비해 여성은 고작 1~2㎝ 크는 데 그쳤다.

남녀의 키 차이를 만든 건 영양이나 체질개선 등 생물학적 요인이 아니다. 비밀은 구두가 간직하고 있다. 구두라면 높디높은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 유리할 텐데 남성은 무슨 수로 키를 늘렸을까. 키 높이 구두 덕이다.

키 높이 구두는 160㎝이하 남성에겐 어필했지만 단점을 가려주긴 해도 무게가 무겁고 금방 굽이 표가 나서 큰 사랑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엔 외모 경쟁력이 대세인지라 170㎝ 중ㆍ후반의 남자들도 키 높이 구두를 찾고 있다. 키 높이 구두를 애용하는 연애인들(톰 크루즈, 윤종신, 노홍철 등)의 양심선언도 키 높이 구두에 대한 선입견을 줄였다.

덕분에 키 높이 구두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증가했고 제품 종류도 2배 이상(40종)으로 늘었다. 동대문시장과 홈쇼핑에서도 연일 팔려나가고 있다. 과거엔 3~5㎝ 굽이 보통이었지만 5~7㎝, 심지어 8㎝이상의 굽도 나와 ‘남성용 하이힐’로 불리고 있다.

높아진 굽 때문에 늘어난 무게(450g)를 줄인 제품(200~350g), 굽을 안쪽에 숨긴 눈속임 제품, 은나노나 녹차성분이 담긴 기능성 제품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굽 길이가 고작 1~2㎝에 불과한 플랫슈즈의 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졌다. ‘5㎝이상의 하이힐=여성 필수품’이란 공식은 활동하기 편한 플랫슈즈의 등장으로 깨지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신장에 대한 자신감도 늘어 굽 길이는 도리어 짧아진 셈이다. 이마트에선 매출이 지난해 대비 230%가 신장됐다.

플랫슈즈는 먼저 다양한 색상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바로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미니 스커트다.

올해 미니 스커트 길이(25~27㎝)는 지난해보다 4~6㎝ 더 짧아졌다. 이로 인해 각선미를 보다 많이 드러내게 돼 굽 낮은 플랫슈즈를 신어도 상대적으로 날씬하게 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마이크로 팬츠(21.5㎝)에 이어 조만간 엉덩이만 살짝 가린 ‘한 뼘 스커트’(20㎝)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대세라 플랫슈즈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변석진 이마트 구두바이어는 “과거에는 키 높이 구두가 기능성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엔 키에 상관없이 키 높이 구두를 선호해 다양한 사이즈를 구비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했고, 허욱 신세계백화점 구두바이어는 “여성들이 캐주얼, 업무용, 정장용 등 다양한 종류의 플랫슈즈를 구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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