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지휘관들이 무장세력들과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 주둔 미군 전투사령관인 레이먼드 오디어노 중장은 31일 “각급 지휘관들에게 무장세력과 부족,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있다”면서 “우리는 이라크 정부나 연합군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협정 등 휴전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알 카에다 세력들은 대부분 휴전에 반대하고 있지만 수니파와 시아파 등 이라크 무장세력의 80%는 서로 화해하는 방안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디어노 사령관은 그러나 “이제 시작 단계로 아직 할 일이 많다”면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너무 낙관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라크 미군 증파의 효과를 분석한 의회 보고서 제출을 마감 시한인 9월까지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월 한달간 숨진 이라크 주둔 미군이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최고 122명으로 보도된 가운데 오디어노 사령관은 “(적들은) 상황이 안 좋아지면 미군의 권고안이 이라크 내 미군을 감축하는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최근 인명피해 급증도 부분적으로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휴전 논의가 9월 미군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이라크 상황을 더 진전시키기 위해 구상된 것 같다고 1일 전했다. 또 주요 무장세력과의 공식적인 휴전 협정이 성사된다면 이라크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법이 가능하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라크 저항세력은 워낙 산재해 있기 때문에 ‘무장세력 대표’를 자처하는 사람이 특정 지역에서의 공격을 중단시킬 권한이 있는지, 이들과의 합의가 지켜질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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