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급 신도시가 서울 강남에서 30㎞ 이상 떨어진 동탄2지구로 확정되면서 기대했던 강남 대체 신도시로서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리상의 문제로 강남 대체 신도시로서의 완벽한 기능을 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앞서 개발된 동탄신도시의 서울지역 유입 인구가 20%도 안 되는데, 비슷한 위치의 후발 신도시가 강남권 인구를 흡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후속대책을 잘 갖춘다면 집값 안정은 물론이고, 강남 대체 신도시로의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풍부한 기반시설과 교육시설, 상류층 커뮤니티를 포기하면서 화성으로 이전하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 시기도 5년이나 기다려야 해 단기적으로 오산, 용인 등 주변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서울과 직통도로가 개설되고 전철이 들어서는 등 대중 교통편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5~10년 후에는 강남 수요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동탄 2신도시는 서울 주민들이 받아들이기에는 거리적 부담감이 있다”며 “당장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서울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1시간20분대에 맞출 수 있는 교통망을 확충하고, 100만~150만평 규모로 타운하우스를 능가하는 최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면 강남권 수요를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거주자에게 30%의 우선 물량을 배정하는 기존 청약제도를 보완해 서울 및 수도권 주민에게도 동일한 청약자격을 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도시 자체에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조명래 교수는 “우리나라 신도시는 중장기적으로 개발을 전담할 특별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태생적 한계”라며 “이번 신도시 지정은 수도권의 면적 확장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조 교수는 “검단 파주 등 신도시의 수요 공급에 대한 예측조차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신도시를 지정해 공급 과잉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선임연구원은 “송파신도시는 현재 나온 신도시 중 강남을 대체할 만한 가장 요지이지만, 임대 아파트와 소형 아파트가 너무 많이 배정돼 명품 신도시로서의 역할이 감소했다”고 전제한 뒤 “동탄 2신도시를 시장 요구에 맞춰 고급 주거단지를 대폭 늘리고,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다면 강남 대체 신도시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소화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강대 경제학과 김경환 교수는 “동탄 2신도시를 굳이 강남과 연계 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며 “수도권에 주거환경이 쾌적한 새로운 명품 신도시가 생기는 것인 만큼 장기적으로 주거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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