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대 학생이 홀어머니를 살해하고 3개월 동안 시신을 방치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 김모(26ㆍS대 공학부 4년 휴학)씨가 2월께 말다툼을 벌이다 홀어머니 윤모(60)씨를 살해했다. 김씨는 3개월 동안 시신을 베란다에 방치해오다 지난달 27일께 경찰에 전화를 걸어 “2월에 어머니를 살해했다. 자살하겠다”고 말한 뒤 자신이 사는 봉천동 D아파트 16층 베란다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전화를 걸어 제정신이 아닌 듯 ‘자수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전화 해 ‘자살하겠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 했다”며 “전화를 받고 출동한 김씨 집에는 악취가 가득했고 시신은 베란다 다용도실에 이불에 싸여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윤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뚜렷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김씨가 어머니를 질식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학교를 휴학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도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어머니를 속여 2~3년 동안 학비와 용돈 명목으로 돈을 타냈으며, 얼마 전부터 이를 수상히 여긴 어머니와 갈등을 빚어왔다. 더욱이 김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여러 차례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
김씨는 투신하기 전 어머니 휴대폰으로 ‘안녕,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냈다. 김씨는 2년 전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와 단 둘이 지내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