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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새내기 '수준별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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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새내기 '수준별 수업'

입력
2007.05.3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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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들은 입학 전에 수학ㆍ과학 시험을 또 한 번 봐야 한다. 이 시험 성적에 따라 학생들은 같은 강의라 해도 ‘잘 하는 반’과 ‘못 하는 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들어야 한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31일 “신입생 선발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입학생들의 실력 차가 커 한 강의실에 모아놓고 교육을 진행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며 “이공계 학생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준별로 반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공계 신입생들의 실력차는 지난해 초 1,352명을 대상으로 치른 수학성취도 시험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수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 532명 중 70점 이상 받은 학생은 67명(13%)인 반면, 30점도 안 되는 학생 역시 68명(13%) 이었다. 정시모집 입학생 752명도 30점 미만이 29명, 70점 이상이 82명으로 나타났다.

정시모집 입학생들이 치른 서술형 문제 9번의 경우 전체 응시자의 절반에 가까운 352명(47%)이 만점을 받은 반면, 0점을 받은 학생도 35%나 됐다.

시험을 주관했던 수리과학부 교수는 “상당수 학생들이 수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증명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답안도 논리 정연하게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수능시험 수학에서 최고 점수(146점)를 받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점수가 최고 60점 차이가 났다.

서울대는 이에 따라 2001년부터 수학 과목에 한해 입학 전 측정시험을 치르던 것을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 분야로 넓히고 모든 이공계 신입생이 의무적으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또 자연대에서만 운영하던 최우수 학생을 위한 ‘영재교육’프로그램을 이공계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공계 전체 신입생 중 상위 20명을 뽑아 수학 과학 등 기초과목 수업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원하는 대로 마음껏 수업을 듣게 하고 대학원생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시켜 일찍부터 실력 발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교과운영평가위원회를 만들어 교과목 개발, 운영, 평가, 조교 선발 등을 관리함으로써 강의 수준을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같은 강의라도 교수에 따라 강의 내용, 시험 및 과제 출제, 평가 기준 등 강의 수준이 많이 다르다는 지적 탓이다.

위원회에는 공대, 농생대, 경영대, 사범대, 약대 등 관련 단과대 교수 36명이 2년 임기로 참가한다. 3∼4학년 학부생 중 공부 잘하는 학생을 조교로 뽑아 전공과목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1∼2학년 학부생들의 개인 과외 교사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홍종인 기초교육원 부원장(화학부 교수)은 “고교 마다 교과과정이 달라 수학 과학을 다시 가르쳐야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대학 1∼2학년 과정을 이미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도 있다”며 “같은 내용을 다시 배워야 하는 우수 학생들은 대학 교육에 재미를 못 느껴 학교를 그만 두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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