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에서 주한미군 관련 현안 및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이양 등 한미동맹 정책의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인 한국과(Korea Desk)의 과장급(director)에 한국계 미국인 스티브 박(39ㆍ중령)이 내정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최근 주한미군 기지이전과 한미동맹 조정 등 한국관련 업무 증대에 따라 한국과의 기능과 업무를 대폭 확대, 스티브 박 과장 내정자 위에 실장직(senior director)을 신설하고 신임 실장에 상무부 출신 여성 관료인 메리베스 모건을 함께 내정했다.
따라서 스티브 박 내정자는 국방부내 한국관련 실무 업무의 2인자이나 이미 국무부에 포진해 있는 성 김(한국명 김성용) 한국과장 등과 함께 한국계 미국인의 대한 정책 라인을 형성, 업무를 실질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대한 정책 관련 핵심 실무직을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 맡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무부에는 이미 성 김 한국과장 외에 유리 김(한국명 김유리) 한국과 북한팀장이 김 과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북핵 문제 등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동아태 분야 여성 연구원으로 일해온 한국계 발비나 황도 지난해부터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아시아담당 수석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한국계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 및 일본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던 빅터 차는 4월말 모교인 조지타운대 교수로 복귀했다.
이처럼 국무, 국방부 실무 요직에 한국계 미국인이 포진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 말 실용주의적 정책 기조를 보다 확실히 하고 대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한국어에 능통한 스티브 박은 1991년 임관해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몇 년 전부터 용산 주한미군 사령부에서 대외군사판매(FMS) 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박 내정자는 주로 군사문제를 담당하고 직속 상관인 모건 내정자는 상무부 출신인 만큼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 돈 문제가 걸린 사안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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