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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은 정부가 환율하락 막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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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은 정부가 환율하락 막을 때

입력
2007.05.3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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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금 유입에 따른 국내 유동성 증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현상은 매우 걱정스럽다. 과도한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나 달러가 계속 들어오니 하락세는 멈출 기미가 없다. 모처럼 조성되는 경기 회복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정부는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고 나간 자금을 의미하는 자본수지가 4월에는 36억6,000만 달러 유입 초과를 기록했다. 같은 달 경상수지가 10년여 만에 가장 많은 19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달러가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환차익을 겨냥한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사상 최고 수준인 5조 달러를 넘어선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정부는 그 동안 달러 흡입구 역할을 해온 은행의 해외단기 차입을 강력히 억제,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해외 채권 발행이 새로운 문제아로 등장한 것이다.

은행이나 기업들이 당국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해외자금을 들여오는데 열을 올리는 이유는 환차익의 유혹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한은의 긴축조치로 국내 금리가 크게 올라있는데다 환율 하락은 이어지고 있어 해외에서 돈을 빌려오는 것이 휠씬 유리하다.

환투기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당국의 긴축정책이 오히려 해외 유동성을 불러들이는 우를 범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환율이 950원대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환율 하락의 기대감이 해외자금을 불러들이고, 이 자금이 다시 환율을 찍어 내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환율하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불식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환율 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금처럼 수수방관한다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환율 하락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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