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대 언론정책의 큰 방향은 언론의 역할과 권위,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각 부처별 기자실 운영은 복수의 간사단이 있어 협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의회에도 상주 기자실이 있는데 의회 내 취재 허용지역 등을 결정하는 문제 등은 출입기자단과 의회측이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또 획일적 평등 보다는 주요 언론사일수록 브리핑룸의 앞자리에 고정석을 배정하는 등 나름대로의 기준 및 ‘시장 논리’에 따라 차등을 둔다는 점도 특징이다.
뉴욕 유엔본부에는 세계 각국 특파원 200여명이 등록돼 있고 이 중 100명 정도가 상주 기자실을 제공받고 있다. 기자실 비용은 따로 없다. 유엔본부 출입기자들이 별도의 조직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출신 지역이나 이슈 등에 따라 보도 방향에 있어서 다양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브리핑룸이나 기자들이 상주하는 기자실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법무부, 농무부, 교통부 등 주요 행정기관에는 대부분 마련돼 있다. 상주 기자실의 각 언론사별 부스의 수는 백악관 40여석, 국무부 30여석, 국방부 50여석 등이다. 부스의 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언론사간 경쟁이 치열하고 신규로 자리를 배정받기는 쉽지 않다.
고태성 특파원 장인철 특파원
일본도 대부분의 관공서와 지방자치단체, 업계단체 등이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자실을 사용하는 주체는 기자클럽이다. 특유의 폐쇄성으로 유명한 일본의 기자클럽은 특정 언론사가 취재를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자로서의 기능 등을 인정 받아 왔다.
일본 에서도 기자실 폐쇄 문제는 오래된 논란 거리이다. 몇몇 지자체와 단체는 기자실을 없애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실이 없어지니까 그만큼 관공서의 정보 접근도 어려워진다”라는 부작용과 사이비기자가 난립할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기자실 문제는 논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기자클럽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90년이다.
당시 제1회 제국의회가 신문기자의 취재 금지 방침을 밝히자 ‘지지(時事)신문’ 기자가 의회출입기자단 결성을 호소해 ‘공동신문기자클럽’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전쟁중이던 1941년 신문통제기관인 ‘일본신문연맹’이 발족되자 기자클럽은 3분의 1로 격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일본 관공서의 기자실에는 기자 개인을 위한 책상 등 기사 송고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전담 사무직원이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다. 일반 기업과 개인이 언론발표를 하고 싶을 때는 각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성청의 기자실을 찾는 등 정보 발신의 장으로 활용된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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