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31일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선대책위 명단을 발표했다.
선대위는 위원장 아래 10명의 부위원장단을 두고 그 아래 13개의 위원회를 수평적으로 포진시키는 형태로 구성됐다. 3선급 중진과 초ㆍ재선 및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두루 기용해 신구 조화를 꾀하고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이 전 시장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현역 의원이 주축을 이루고, 핵심 직책에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초선 의원을 기용해 전투력을 중시한 것도 특징이다.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일단 명단에서 빠졌다. 박형준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선대위에 포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부위원장단에는 3선 중진 의원들이 주로 포진했다. 10명 중 8명이 3선이다. 5명은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선의 전재희 의원은 여성 몫으로, 전석홍 전 전남지사는 호남 표를 겨냥해 위촉됐다.
13개 위원회는 위원장과 본부장ㆍ단장 구조로 꾸렸다. 본부장과 단장이 실무를 책임진다. 이 중 정책기획위와 조직위는 본부장을 분야별로 나눠 여러 명을 두었다. 정책에 비중을 두면서 세력 확대의 핵심인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도 박승환 의원을 단장으로 별도로 꾸렸다.
이날 발표한 선대위 인사 56명(중복 제외) 중 36명이 현역 의원이다. 캠프측에서는 그러나 당 지도부의 ‘현역 의원 최소화 요구’를 의식해 “의원 중 캠프 상근자는 정두언 주호영 박형준 진수희 이성권 의원 등 5명으로 한다”고 밝혔다.
핵심 직책만 본다면 초선 의원들의 전진 배치가 두드러진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기획본부장과 서울지역 선대위원장을 겸한다.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박형준 의원도 초선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전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후보특보단과 후보비서실 외 후보수행실 등 후보 지원조직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16개 시ㆍ도 선대위원장과 본부장은 지역사정과 조직을 잘 아는 인물을 중심으로 현역과 원외 당협위원장, 전 의원 등을 고루 포진시켰다.
박희태 위원장은 “모두 다 잘 모셔야 하는데 자리가 한정돼 있어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게 어려웠다”며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몰려든 인사들의 자리 경쟁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 전 시장측은 조만간 캠프 실무자 중심의 2차 인선을 마무리해 발표할 방침이다. 여성계 등 명망 있는 인사 등의 영입도 추진 중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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