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987년 민주화 항쟁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너는 살고 내가 죽었다> 를 2일 밤 11시 40분에 방송한다. 6월 항쟁의 상징이 된 고 박종철과 이한열 외에도, 87년 민주화 과정에는 수많은 학생과 노동자,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여대생이던 고 박선영도 이름 없이 스러진 청춘 중 하나. 제작진은 그의 가족사를 통해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너는>
선영은 박종철의 죽음으로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던 87년 2월 창신동 옥탑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인은 자살로 발표됐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시대의 타살’이라고 입을 모은다. 횡포한 군사정권의 그림자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넘어 이미 달동네의 자그마한 자취방까지 뻗쳐 있었다.
선영의 죽음 후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변했다. 충직한 공무원이던 아버지와 학생인 형제들,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까지 모두 ‘운동가’로 변신했다. 아버지는 오랜 교원 노조 활동을 거쳐 지금은 지리산 골프장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화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던 어머니의 변화는 놀라웠다.
그는 ‘딸은 살았고, 내가 죽었다’고 절규하며 거리의 투사가 됐다. 구치소를 들락거리고 한때 수배생활도 했다. 몸에 진 흉터들은 지난 20년 세월의 치열함을 생생히 보여준다.
가족의 ‘6월 항쟁’은 오늘도 계속된다. 비록 남은 것은 상처와 병치레 뿐이지만 부모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의 무관심 너머로 6월 항쟁이 잊혀져 가는 2007년 6월, 선영의 가족들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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