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KCC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전주 KCC(전신 현대 시절 포함)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상민(35)은 31일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특히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뒤부터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얘기할 땐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기분도 안 좋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다.
가족들이 나보다 더 힘들어 했고…”라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감정을 추슬렀다.
일부에서 제기된 은퇴설에 대해 “은퇴는 결코 없다. 계약기간 2년 동안 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축한 그는 “명문 구단인 삼성에 와 부담감이 크다. KCC에 익숙한 터라 하루 빨리 삼성에 적응하는 게 숙제인 것 같다”면서 “새로이 농구를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CC로 이적한 연세대 후배 서장훈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상민은 “(서)장훈이와 통화했는데 자신 때문에 내가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굉장히 미안해 하더라.
그래서 ‘너와 나의 인연이 대학 때까지 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얘기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계약선수(FA) 보상 규정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뛴 선수들도 많고, 장훈이와 손발을 맞추며 마지막을 보냈으면 했는데 아쉽다. 좀 더 선수들과 팬들을 위한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