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발목 위 살코기… 족발? 돼지고기?

최근 덴마크와 멕시코 등에서 수입된 족발에 대해 통관 절차를 진행하던 관세 당국은 고민에 빠졌다. 수입 족발을 검안한 결과, 통상적인 족발에 비해 다리 위쪽으로 살이 5~10㎝ 가량 더 많이 붙어 있었기 때문.

호프집에서 술안주로 대면한 족발이라면 기분 좋게 술잔을 기울이면 그만이겠지만 관세 당국으로선 그렇지 않다. 관세 품목 분류상 냉동된 일반 돼지고기는 25%의 높은 관세율을, 족발 같은 냉동 돼지의 부스러기 부위는 18%의 관세율을 적용하도록 돼있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고민을 풀기 위해 관세청은 관세품목분류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31일 이 족발에 대해 일반 돼지고기 관세율(25%)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족발은 사람으로 치면 발목 밑 부위만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번 경우 경미한 오차로 간주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심한 경우가 나올 우려가 있어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수입업체가 이 '족발 아니 족발'을 들여온 이유는 무엇일까. 관세청 관계자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같은 족발이라도 다리쪽 살코기가 많이 붙어 있으면 아무래도 판매할 때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세 적용 덕도 보고, 살코기를 더 많이 팔 수 있으니 이익 아니겠냐는 것이다.

지난해 족발은 전년 보다 28.1% 늘어난 1만1,241톤(937만 달러)이 수입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