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2시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메르세데스-벤츠 분당 고객 100여명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본사로 몰려와 2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건물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건물 보안 요원들과 물리적인 충돌 까지 빚었다.
초고가 수입차를 보유한 부자고객들이 무더운 날씨에 시위에 나선 이유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분당 딜러업체인 유진 앤 컴퍼니의 딜러십 계약 해지에 대한 항의 때문.
양측의 충돌 사태는 2005년 유진 앤 컴퍼니의 주식변경과정에서 촉발됐다. 유진 앤 컴퍼니가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사전동의 없이 일본계 회사에 지분 50%를 넘기면서 계약해지를 당한 것.
이에 유진 앤 컴퍼니측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이보 마울 사장을 지난 4월 검찰에 고소했고, 벤츠코리아는 다시 신차 및 부품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날 분당 고객들과 유진 앤 컴퍼니 직원들은 딜러십 계약해지 취소와 신차ㆍ부품공급 재개를 요구하며 시위를 가졌다. 고객대표인 이순만씨는 "고객 불편과 불만을 외면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만약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집단 환불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신차 공급중단은 1월17일 계약만료에 따른 자연적 절차"라며 "공정위에 제소까지 했지만 이미 무혐의처분으로 결정된 사안이고 계약해지는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달라질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분당 고객들의 애프터서비스 불편 해소를 위해 새로운 딜러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서울 본사 직원들을 분당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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