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적자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을 대거 해외로 송금했고, 원자재ㆍ반도체설비 등의 수입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4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9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2월 이후 10년여만에 최대 규모다.
4월까지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27억3,0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치솟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때문에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9.8% 증가한 29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대외 배당금 지급으로 소득수지가 2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이 경상수지 적자 확대의 주원인이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17.1%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며 2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수출은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반도체와 선박의 수출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철강 제품과 승용차 등의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 정삼용 국제수지팀장은 “통상적으로 대외 배당금 지급은 3, 4월에 집중돼 5월부터는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로 반전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경상수지는 2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연간으로는 2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 금융기관 기업 등의 외국자본 차입이나 해외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자본수지는 36억6,000만 달러 유입 초과를 기록하며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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