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30일 “역대 대선에선 후보가 먼저 부각된 뒤 통합이 이뤄졌는데 이번엔 대통합 정당을 만들고 거기서 후보를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열린우리당 이해찬 전 총리의 예방을 받고 “국민은 걱정과 실망을 넘어 잘못하면 체념에 이를 수 있으니 잘해나가기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윤호중 의원이 전했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의 한 경로로 제시되는 대선주자 연석회의나 후보단일화보다는 ‘선(先) 단일정당’ 구성을 통해 단일후보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우리당 내 친노(親盧)세력과 민주당 강경 원외세력의 ‘당 사수론’을 염두에 둔 듯 이 총리에게 “우리당 내 모든 세력이 대통합에 찬성하는가” “민주당이 대통합에 참여하겠는가”라고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우리당에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설합당 방식으로 대통합 신당에 합류하는 데 이견이 없고 민주당도 결국 참여할 것”이라며 “6월 10일을 전후해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과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범여권 예비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 전 총리를 향해 “책임지고 대통합 문제를 잘 해나가기 바란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동교동측은 “덕담 수준의 원론적 얘기”라고 설명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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