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가 자신들이 도살하는 모든 소들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겠다는 한 정육업자의 계획을 저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농무부는 29일 정육업자들이 모든 쇠고기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판정을 받은 뒤 한국 등에 대해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토록 압박하고 있으나, 정작 국내에선 '보다 안전한 쇠고기'를 담보하기 위한 자발적 시도를 봉쇄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 농무부의 이런 움직임은 캔자스주의 정육업자인 '크리크스톤 팜즈 프리미엄 비프'사가 다른 회사와 차별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주기 위해 모든 소들을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서 비롯됐다. 이제까지는 도살된 소 가운데 1% 미만에 대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해 온 관행을 과감히 뛰어 넘겠다는 판매전략을 세운 것이다.
미 농무부가 이를 막겠다고 나선 이유는 이를 허용할 경우, 다른 정육업자들도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울며 겨자먹기'로 모든 소들에 대해서 광우병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수 검사를 할 경우, 해외시장에서 미국 쇠고기에 대한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됐다.
미 농무부와 정육업자의 다툼은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져 연방법원이 3월 정육업자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불구, 미 농무부는 항소를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수 검사를 통해 만에 하나 다시 광우병이 적발된다면 그것은 미국 정부에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2003년 12월, 2005년, 2006년 등 세차례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적발됐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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