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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MS 윈도 역할도 구글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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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MS 윈도 역할도 구글이 하겠다"

입력
2007.05.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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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최종경쟁 상대는 누구일까.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은 아닐 것이고, 혹시 전 세계인이 애용하는 ‘야후’ 정도?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구글이 생각하는 타깃은 자신과 비슷한 인터넷검색엔진이나 포털이 아닌, 뜻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운용체계인 ‘윈도’다. 장차 윈도를 밀어내고, 그 역할을 구글이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디지털포럼 2007’ 참석차 처음 한국을 방문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야심찬 미래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PC 대신 인터넷이 중심이 되는 시대를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개인정보를 PC가 아닌 인터넷에 보관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워드나 아래한글 같은 문서 작성기, 그래픽 도구 등 응용 소프트웨어를 지금처럼 PC에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만든 개인 자료와 정보들도 PC 대신 인터넷 사이트에 보관하게 된다는 것이다. 슈미트 회장은 “예전에는 PC가 고장 나면 자료가 모두 사라졌지만 앞으로는 어떤 PC에서든 예전 자료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새로운 컴퓨터 생활의 중심에 구글이 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내 비즈니스 확대계획도 밝혔다. 그는 “한국은 IT의 심장부이자 디지털시대의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구글의 미래전략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한국에서, 한국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구글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으며, 슈미트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 중에 이들 기업들과 접촉을 갖고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글은 미국과 한국에서 만든 다양한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들을 공개했다.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네이버처럼 문자, 동영상, 그림, 음악 등 관련 정보를 한 화면에 모두 보여주는 새로운 검색서비스인 ‘유니버셜 서치’, 지도 위에 관련 지리 정보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매시업’ 등이 그것이다. 또 이메일, 달력, 도구 등 자주 쓰는 7가지 버튼을 모아놓은 구글 한글홈페이지도 공개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칫솔처럼 일상 생활의 도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의 구상대로라면 구글은 장차 정보로 접근하는 유일한 통로가 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인터넷 생활이 지나치게 구글에 집중되는 현상, 즉 ‘구글의 세계화’(Googlization)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가진 슈미트 회장의 강연에 참석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포털이 없으면 정보접근이 불가능한데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주의 모습인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의 모습대로 되는 것은 아니냐”고 질문을 던졌다.

슈미트 회장은 이에 대해 “포털은 현명한 사람들에 의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쓰일 것”이라며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되므로 정치인의 인생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라크전은 문제가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벌인 전쟁”이라며 “정보가 세상에 모두 공개됐더라면 (부시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정보통신부의 포털규제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구글은 한국기업처럼 사업을 하는 것이 기본입장인 만큼 한국 법을 따르겠다”며 “개인정보 노출, 음란물 홍수 등 정보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구글의 기술을 이용, 한국 정부와 함께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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