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직원 내부 비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보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소집되고 관련 점장이 옷을 벗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마트 인천 영종도점 지원부 계장 박모(33)씨는 최근까지 수년간 장부 가격 조작 등으로 회사 공금 8억여원을 가로챘다. 1999년 입사한 박씨는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날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지만 상부에선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박씨의 횡령 수법은 간단했다. 점포선반 같은 시설자재나 사무용품 등의 구매를 담당했던 박씨는 대량으로 ‘연구매’(1년 단위로 구매)한 물품을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비구매’(상황에 따라 건별로 구매)로 한 것처럼 꾸며 결제를 올린 뒤 차액을 챙겼다.
그런데도 롯데마트측은 얼마 전에야 박씨의 비리를 포착하고 부랴부랴 감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마트의 관리시스템 부재가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건의 불똥은 상부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회사측은 박씨가 그 동안 근무했던 영등포점, 인천 연수점, 관악점, 영종도점 4곳의 결제라인을 샅샅이 살핀 끝에 관악점장과 매니저 등 2명을 최근 대기발령 상태로 보직해제 했다. 롯데 관계자는 “가장 피해가 심했던 곳이 관악점이라 책임자에게 관리부실 책임을 물은 것이며 조직적인 비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박씨에 대한 처리도 골칫거리다. 자체조사 결과 박씨는 변제 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퇴사를 시키더라도 8억원의 손해를 받기 위해선 소송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회사측은 “인사위원회 징계조치가 나온 뒤에 생각할 사안”이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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